- 경제 파탄과 억압적 종교 통제에 민심 폭발… 테헤란 등 주요 50개 도시 시위 확산
- ‘테헤란의 불길’ 기름값 밀어올리나… 한국 경제 ‘S(스태그플레이션) 공포’ 비상
- 히잡 벗고 ‘성역’ 하메네이 사진으로 담뱃불… 이란 저항의 상징된 ‘도발’
이란 전역이 다시 한번 타오르고 있다.
단순한 복장 규정 반대에서 시작된 외침은 이제 40년 넘게 이어진 이슬람 신정 체제의 종식을 요구하는 혁명의 목소리로 진화했다.
이란 당국의 강경 진압에도 불구하고 시위는 2026년 1월 현재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정권 퇴진 운동으로 확산하며 중동 정세가 극도로 불안해지자,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즉각 반응하고 있다.
'중동의 화약고' 이란의 혼란은 국제 유가를 자극하는 단기적 악재를 넘어, 수입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의 그림자를 짙게 드리우고 있다.
■ 1. 발단과 경위: ‘의문의 사망’이 당긴 도화선
이번 시위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지난 12월 말, 복장 불량(히잡 미착용) 혐의로 지도순찰대(풍기단속반)에 연행됐던 20대 여대생 자라 모함마디(가명)가 구금 중 뇌사 상태로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당국은 '지병에 의한 심장마비'라고 발표했으나, 유가족이 시신에서 발견된 구타 흔적을 SNS에 공개하며 민심은 걷잡을 수 없이 타올랐다.
시위가 이토록 격렬해진 배경에는 누적된 사회적·경제적 모순이 자리 잡고 있다.
종교적 억압 :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층은 이슬람 율법에 기반한 보수적인 생활 규제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경제 파탄 : 오랜 국제 제재와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연 50% 이상)으로 민생이 파탄에 이르렀으며,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권력 세습 및 부정부패 :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건강 악화설 속에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로의 권력 승계 시도가 대중의 분노를 극대화했다.
■ 3. 경과 과정: 평화 시위에서 무장 투쟁으로
초기 단계 : 테헤란 대학교와 주요 광장을 중심으로 여학생들의 '히잡 태우기'와 '머리카락 자르기' 퍼포먼스가 주를 이뤘다.
격화 단계 : 정부가 인터넷을 차단하고 혁명수비대(IRGC)를 투입해 실탄 진압을 시작하자, 시위대는 관공서와 파시지(Basij) 민병대 초소를 습격하는 등 무력 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현재 : 서부 쿠르디스탄 지역과 남부 석유 생산 지대 근로자들이 동맹 파업에 가담하면서 이란 경제의 생명선마저 위협받는 상황이다.
특히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단순한 거리 행진을 넘어 체제의 근간인 '최고지도자'의 신성불가침 영역을 무너뜨리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이란 젊은 층 사이에서는 히잡을 벗어 던진 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태워 담뱃불을 붙이는 영상이 저항의 핵심 상징으로 급부상하며 정권을 당혹게 하고 있다.
그동안 이란에서 최고지도자의 사진을 훼손하는 행위는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젊은 여성들이 히잡을 쓰지 않은 채 당당히 카메라를 응시하며, 하메네이의 초상화가 타오르는 불꽃에 담배를 갖다 대는 영상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이 퍼포먼스에서 여성들이 히잡을 벗고 공개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이중적인 저항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슬람 보수 사회에서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도덕적 금기로 여겨져 왔다.
이란 사법당국은 이러한 영상 제작 및 유포자를 '신성모독'과 '국가 보안 위반' 혐의로 즉각 체포하고 있다. 혁명수비대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반동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처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일부 영상 속 주인공들이 체포되어 행방이 묘연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위대의 분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시위대는 체포된 이들의 사진을 다시 하메네이의 초상화 옆에 붙이며 "우리는 당신이 두렵지 않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4. 핵심 포인트: 이번 시위는 무엇이 다른가?
계층과 지역의 통합 : 과거 시위가 특정 계층(중산층 혹은 서민층)에 국한됐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대학생, 노동자, 바자르(전통시장) 상인들이 합세했다.
구호의 근본적 변화 : "히잡 반대"를 넘어 "독재자에게 죽음을", "우리는 신정 국가를 원치 않는다"는 체제 전복적 구호가 메인 스트림이 됐다.
디지털 게릴라전 : 정부의 인터넷 차단에도 불구하고 스타링크(Starlink)와 VPN을 활용한 시위 영상 유포가 지속되며 국제 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 5. 국제적 반응: “인권 탄압 중단” vs “내정 간섭”
미국 및 서방 : 미국 정부는 즉각 시위 진압 책임자들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유럽연합(EU) 역시 이란 대사를 소환해 항의하며 인권 보호를 강력히 촉구했다.
유엔(UN) :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무력 사용을 즉각 중단하라"며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했다.
중국·러시아 : 중국 외교부는 "타국의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지역 정세의 불안정이 에너지 공급망에 미칠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 6. 국제 유가 요동… ‘호르무즈의 딜레마’
이란 사태가 유가에 미치는 영향의 핵심은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 위기다.
유가 상승 압박 : 이란 당국이 내부 혼란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강화하거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순식간에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공급망 불확실성 : 시위대가 석유 생산 시설 파업에 돌입했다는 소식은 이란산 원유 공급 차질을 넘어 주변 산유국들의 심리적 위축까지 불러오고 있다.
■ 7. 정부의 대응
1) 한국 경제 ‘에너지 안보’ 직격탄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의 약 70% 이상을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어, 이란발 리스크는 실물 경제에 즉각 전이된다.
국내 기름값 및 물가 상승 : 국제 유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을 밀어 올린다. 이는 운송비 상승을 유발하고, 결국 외식 물가와 공공요금 인상 압박으로 이어져 가계의 가용 소득을 줄이는 결과를 낳는다.
무역수지 적자폭 확대 : 에너지 수입액 급증은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무역수지를 악화시킨다.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를 때마다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연간 약 90억 달러 감소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제조업 원가 부담 : 석유화학, 철강, 물류 등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주력 산업군의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안전 자산'인 달러 선호 현상을 강화한다.
이란 사태로 달러 인덱스가 강세를 보일 경우,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하락)하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위험이 있다. 이는 고금리 상황에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여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3)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긴급 에너지 수급 점검반을 가동했다.
비축유 방출 검토 : 상황 악화 시 정부 비축유 및 민간 비축유를 방출해 수급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수입선 다변화 :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 아프리카 등 대체 수입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단기적 해결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 8. 향후 전망
이란 정권이 혁명수비대를 동원해 대규모 학살에 가까운 진압을 감행할 것인지, 아니면 민심에 밀려 일부 사회적 개혁(히잡 폐지 등)을 수용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미 임계점을 넘은 시위대의 목표가 '정권 교체'에 맞춰져 있어 단기간 내 진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는 단순한 외교적 사안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장바구니 물가와 일자리로 직결되는 경제 생존의 문제다. 정부와 기업은 최악의 시나리오인 '호르무즈 봉쇄'까지 염두에 둔 촘촘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고유가 파고를 넘기 위한 에너지 절약 캠페인과 함께 서민 경제의 타격을 최소화할 세심한 물가 대책이 시급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