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3-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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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 내란’ 윤석열 1심 무기징역… “헌정 질서 파괴한 국헌문란”
    헌법질서를 파괴하고 군 병력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려 한 ‘12·3 비상계엄’ 사태의 정점,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1심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2026년 2월 19일 오후 3시, 내란 우두머리(수괴)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443일 만에 나온 사법부의 첫 판단이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핵심을 '군 병력의 국회 투입'으로 규정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포고령을 통해 군을 국회 및 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한 것은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명백한 의도가 있었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대통령이 군을 동원해 강제로 의회를 점령하거나 의원들을 체포하는 행위는 국헌문란의 목적을 가진 폭동에 해당한다"며 내란죄의 구성 요건인 '폭동'과 '국헌문란의 목적'을 모두 인정했다. 특히 계엄군 철수 계획이 전무했다는 점을 들어, 국회 마비 상태를 상당 기간 유지하려 했다는 사실을 유죄의 근거로 삼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재판 과정에서 야당의 탄핵 공세와 예산 삭감에 따른 국정 마비를 막기 위한 '경고성·상징적 계엄'이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동기나 명분에 불과할 뿐, 실체는 무력으로 국회 진압을 시도한 것"이라며 단호히 배격했다. 또한 재판부는 선고 과정에서 17세기 영국 찰스 1세의 반역죄 판결을 인용하며 "국왕이라 할지라도 의회를 공격하는 것은 주권을 침해하는 반역"이라고 지적했다. 헌법 수호의 최후 보루인 대통령이 오히려 헌법 기관을 무력으로 억압한 행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정표라고 평가한다. 다만, 특검이 구형했던 사형 대신 무기징역이 선고된 배경에는 '사전 계획의 치밀함 부족'과 '실제 인명 살상으로 이어지지 않은 점' 등이 참작된 것으로 분석된다. 재판부는 "노상원 수첩 등 일부 증거만으로는 1년 전부터의 치밀한 사전 모의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피고인 측과 특검 양측은 판결문 검토 후 7일 이내에 항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윤 전 대통령 측이 "법치주의의 붕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항소심에서는 '내란죄의 폭동 요건'과 '사전 공모 여부'를 둘러싼 치열한 법리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 내란죄(형법 제87조)란?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한 죄를 말한다. '우두머리'에 대해서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판결은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진압 이후 전직 대통령에게 내란죄가 인정된 두 번째 사례다.
    • 정치경제
    • 정치
    2026-02-19
  • '데미안', 내면의 알을 깨고 나오는 고통, 그 찬란한 자기 구원
    독일 문학의 거성 헤르만 헤세가 제1차 세계대전의 참화 속에서 자신의 영혼을 치유하기 위해 써 내려간 기록이자, 전 세계 청춘들의 영원한 '성장 바이블'로 불리는 소설, <데미안(Demian)>.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 알을 깨고 나오는 고통과 그 너머의 빛에 대해 이야기.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가 시대의 격랑에 휩쓸린 개인의 실존과 사랑을 장대한 서사시로 그려냈다면, <데미안>은 한 인간의 내면이라는 현미경적 우주 속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전쟁과 평화를 다룬다. 에밀 싱클레어라는 소년이 '두 세계' 사이의 혼란을 딛고 자신의 운명을 찾아가는 여정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묵직한 울림을 준다. 1. 평화로운 낙원의 균열 : '두 세계'의 충돌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가 유년 시절 느꼈던 두 개의 세계에 대한 고백으로 시작한다. 하나는 부모님의 보호 아래 있는 밝고, 깨끗하고, 도덕적인 '빛의 세계'다. 다른 하나는 하녀들의 무서운 이야기, 술집의 소음, 부랑자들의 거친 삶이 존재하는 어둡고 신비로우며 유혹적인 '어둠의 세계'이다. 싱클레어는 빛의 세계에 속해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담장 너머의 어둠이 주는 생동감에 묘한 동경을 품는다. 이 균열은 아주 사소한 거짓말에서 시작된다. 동네의 거친 소년 프란츠 크로머에게 잘 보이고 싶어 지어낸 "이웃집 과수원에서 사과를 훔쳤다"는 거짓말은 싱클레어의 평온했던 낙원을 순식간에 무너뜨린다. 크로머는 이 거짓말을 빌미로 싱클레어를 협박하고 갈취하기 시작한다. 빛의 세계를 대표하던 모범생 싱클레어는 이제 어둠의 세계의 포로가 되어 밤마다 악몽을 꾸고 부모님의 눈을 피한다. 이는 단순한 소년의 비행이 아니라, 인간이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세계관에 처음으로 의문을 던지고 기성 가치관에서 분리되는 '실존적 고통'의 시작을 상징한다. 2. 구원자 혹은 유혹자 : 막스 데미안의 등장 절망의 늪에 빠진 싱클레어 앞에 나타난 인물이 바로 막스 데미안이다. 그는 또래 아이들과는 전혀 다른, 성숙하고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전학생이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고통을 꿰뚫어 보고, 크로머로부터 그를 해방해 준다. 하지만 데미안이 준 것은 단순한 물리적 자유가 아니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성경 속 '카인과 아벨' 이야기를 전혀 다르게 해석해 들려준다. 카인은 살인자가 아니라, 남들보다 강하고 지적인 '표적'을 가진 자였으며, 약한 자들이 그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카인을 악으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이 파격적인 해석은 싱클레어가 믿어왔던 '빛의 세계'의 질서를 뿌리째 흔들어 놓았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묻는다. "우리가 보는 사물들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것과 똑같아. 네가 누군가를 미워한다면, 너는 그의 모습 속에 담긴 네 자신의 무언가를 미워하는 거야." 싱클레어에게 데미안은 스승이자 친구이며, 동시에 자아의 거울과 같은 존재로 각인된다. 3. 알을 깨는 투쟁 : 아프락사스를 향한 비상 청년이 된 싱클레어는 신학적 고민과 내면의 고독 속에서 방황한다. 그는 오르간 연주자 피스토리우스를 만나 음악과 신비주의를 접하고, 자신의 내면에서 꿈틀거리는 본능과 이상 사이의 갈등을 목격한다. 이때 싱클레어는 자신의 꿈속에 나타난 매(Mee) 그림을 그려 데미안에게 보낸다. 얼마 후, 데미안으로부터 쪽지 한 장이 도착한다. 소설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이자 인문학적 성찰의 정수가 담긴 문장이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여기서 '아프락사스'는 선과 악, 신적인 것과 악마적인 것을 동시에 지닌 신성이다. 인간의 본성은 단순히 선하거나 악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거대한 카오스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아프락사스를 숭배한다는 것은, 내 안의 어두운 욕망조차 '나'의 일부로 인정하고 그것을 창조적 에너지로 승화시키겠다는 실존적 결단이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이 문장에서 '알'은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주입받은 사회적 규범, 부모의 기대, 그리고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적인 도덕률을 의미한다. 많은 이들이 알 속의 따뜻함과 안전함에 안주한다. 하지만 알을 깨지 못한 새는 결국 그 안에서 죽고 만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자신의 어두운 면(그림자)을 억압하기만 하는 사람은 신경증에 걸리거나 타인을 증오하는 방식으로 그 억압을 표출하게 된다. 싱클레어는 이제 부모님이 만든 세계, 사회가 강요하는 도덕이라는 '알'을 깨고 나와야 하는 운명에 직면한다. 나 자신이 된다는 것은 결국 익숙하고 안전한 세계를 파괴하는 아픔을 수반한다는 통찰이다. 4. 에바 부인과 운명의 합일 싱클레어의 성장은 데미안의 어머니인 '에바 부인'을 만나며 완성 단계에 접어든다. 에바 부인은 지상에 존재하는 여성이자 동시에 성스러운 어머니, 그리고 연인이라는 복합적인 상징을 지닌 존재이다. 그녀는 싱클레어가 오랫동안 찾아 헤맨 영혼의 안식처이자, 그가 도달해야 할 궁극적인 자아의 원형(Archetype)이다. 에바 부인 곁에서 싱클레어는 비로소 자신의 '표적'을 받아들인다. 그것은 남들과 다르게 살아가야 하는 운명, 즉 대중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오직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의 숙명이다. 하지만 평화로운 명상의 시간도 잠시, 유럽에는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거대한 광풍이 불어닥친다. 싱클레어가 에바 부인(데미안의 어머니)을 연모하면서 동시에 신성함을 느끼는 감정의 혼란은, 바로 아프락사스로 향하는 과정에서 겪는 필수적인 진통이다. 내 안의 '악' 혹은 '본능'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직시하고 내 존재의 용광로 속에서 녹여낼 때, 우리는 비로소 알을 깨고 나와 아프락사스의 광활한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는 것입니다. 5. 전쟁의 참화 속에서 마주한 '나' 전쟁은 개인의 내면적 투쟁이 외부 세계의 파괴적 에너지와 충돌하는 사건이다. 싱클레어와 데미안은 모두 전선으로 나간다. 수많은 이들이 국가와 민족이라는 명분 아래 죽어가는 전장에서, 싱클레어는 부상을 입고 쓰러진다. 어두운 야전 병원, 옆 침상에는 데미안이 누워 있다. 죽음을 앞둔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어린 싱클레어, 내 말을 잘 들어. 나는 떠나야 해. 언젠가 네가 나를 다시 필요로 할 때, 그때는 예전처럼 말을 타고 오거나 기차를 타고 오지 않을 거야. 너는 네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해. 그러면 내가 네 안에 있다는 걸 알게 될 거야."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가벼운 입맞춤을 남기고 사라진다. 다음 날 아침 깨어난 싱클레어는 거울 속에서 자신을 본다. 그곳에는 더 이상 유약한 소년 싱클레어가 아닌, 자신의 친구이자 스승이며 운명 그 자체인 '데미안'과 닮아 있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마침내 싱클레어는 타인의 도움 없이도 자기 내면의 진실과 대면할 수 있는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난 것이다. 마침내 도달한 '나'라는 문장 현대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빛'만을 강조한다. SNS에는 행복하고 화려한 모습만이 전시되고, 우리는 끊임없이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우리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지고 날카로워진다. 헤세가 <데미안>을 통해 우리에게 건네는 제언은 명확하다. "당신을 괴롭히는 그 어두운 생각과 불안을 외면하지 마라. 그것이 바로 당신이 깨야 할 알의 껍질이며, 당신의 이마에 새겨진 카인의 표적이다." 자신의 어둠을 인정하는 사람은 타인을 쉽게 정죄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내면에 악마가 살고 있음을 아는 사람만이 진정한 자비와 사랑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프락사스는 우리에게 "온전한 인간이 되라(Be whole, not perfect)"고 속삭입니다. 완벽해지려 애쓰기보다, 자신의 모든 파편을 끌어안아 하나의 완전한 원을 그리라는 뜻입니다. <데미안>은 단순히 성장기 소년의 방황을 그린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개성화(Individuation)'라는 심리학적 과정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걸작이다. 헤르만 헤세는 칼 융의 심리학을 빌려, 인간이 건강한 자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내면의 그림자(Shadow)를 외면하지 말고 그것을 통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지금 당신의 마음속에는 어떤 새가 꿈틀거리고 있습니까? 혹시 당신도 크로머와 같은 두려움에 떨거나, 데미안과 같은 해방자를 기다리고 있지는 않습니까? 기억하십시오. 결국 당신을 구원할 유일한 존재는 당신 내면에 이미 깃들어 있는 '데미안'입니다. 거울을 보십시오. 그 안에서 당신의 '표적'을 확인하는 순간, 당신의 새로운 세계는 비로소 시작될 것이다.
    • 교양
    2026-02-19
  • 女 쇼트트랙 3,000m 계주 8년 만의 금빛 탈환, 이탈리아·캐나다 꺾고 정상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8년 만에 세계 최강의 자리를 되찾았다. 끈질긴 추격과 완벽한 호흡으로 일궈낸 역전승이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최민정·김길리·심석희·노도희·이소연)은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 04초 014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018년 평창 대회 이후 8년 만의 금메달 탈환이자, 이번 대회 대한민국 쇼트트랙 종목 첫 금메달이다. 레이스 중반 돌발 위기…넘어질 뻔한 최민정의 평정심 경기 초반 흐름은 순탄치 않았다. 1번 주자로 나선 최민정이 초반 선두권을 유지했으나, 결승선 16바퀴를 남기고 위기가 찾아왔다. 2위로 달리던 네덜란드 선수가 코너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뒤따르던 최민정과 접촉이 발생했다. 최민정은 순간적으로 휘청였으나 끝까지 균형을 유지하며 레이스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탈리아와 캐나다에 선두 자리를 내주며 3위까지 밀려났다. 선두 그룹과의 격차가 벌어지며 금메달 전선에 먹구름이 끼는 듯했다. ‘심석희 푸시-김길리 추월’…정교한 전술의 승리 반전은 결승선 4바퀴를 남기고 시작됐다. 힘이 강점인 심석희가 4번 주자로서 최민정을 강력하게 밀어주며 가속을 붙였고, 최민정이 폭발적인 스피드로 캐나다를 제치며 2위로 올라섰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에이스’ 김길리는 2바퀴를 남기고 승부수를 던졌다. 직선 주로에서 인코스를 파고든 김길리는 개최국 이탈리아의 전설 아리아나 폰타나를 제치고 선두를 탈환했다. 마지막 바퀴까지 폰타나의 거센 추격을 뿌리친 김길리는 0.093초 차이로 금빛 질주를 마무리했다. 최민정, 한국 올림픽 역사를 새로 쓰다 이번 금메달로 최민정은 개인 통산 6번째 올림픽 메달을 확보했다. 이로써 최민정은 사격 진종오, 양궁 김수녕,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과 함께 동·하계 올림픽 한국인 최다 메달 타이기록을 세웠다. 또한 준결승에 출전해 결승 진출에 기여한 이소연(32)은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감격을 누렸다. 경기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선수들은 “서로를 믿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빙상계 관계자들은 이번 우승의 핵심을 '신구 조화'와 '전술적 유연성'으로 꼽았다. 김택수 선수촌장은 "과거의 갈등을 딛고 심석희가 밀고 최민정이 나가는 전술을 완벽히 소화한 것이 승부처였다"며 "가장 힘이 좋은 선수를 후반 배치해 가속도를 극대화한 벤치의 판단이 적중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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