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4(화)
 



“恭喜发财” 새해 돈 많이 버세요!




    

                          13억 인구가 들썩이는 대 명절 ‘춘절’(春節)

글. 정아람 기자 araming@chinabj.co.kr




새해가 밝았다! 우리 설날의 풍경처럼, 중국인들도 새해가 오면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일년동안 미뤄왔던 집안청소를 하고 이날만큼은 몸과 마음을 단정히 한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에는 ‘世世平安日’, ‘年年如意春’, ‘福’ 이란 빨간 종이의 글자들이 붙어있다.

음력 정월.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온다는 것을 의미하는 ‘춘지에’(春節)는 묵은해를 보내고 새로이 시작한다는 뜻에서 꾸워니엔(過年)으로 불리기도 한다. 중국인들에게 있어 춘지에는 고향집에 모여 조상의 제사를 지내고 새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중국 최대의 명절이다.

춘지에는 공식적으로 3일을 연휴로 삼는다. 이는 지방별로 다소 차이가 나서 보통 일주일이나 길게는 2주까지 쉬는 지역도 있다. 때문에 중국에선 매년 춘지에를 전후로 13억 귀성인파들로 인한 교통대란이 찾아온다.



즐거운 전야제 “폭죽놀이”

▲ 중국인들은 폭죽이 악귀를 물리치고 복을 가져온다고 믿는다



원래 본 행사보다 더 재밌는 것이 전야제인 법. 춘지에가 오기 하루 전날 밤인 제석(除夕)에 중국인들은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연야반(年夜飯)을 먹는다. 이때 덕담을 나누기도 하고마작 등 놀이를 하며 자정을 기다린다.

드디어 섣달그믐 날 밤이 지나고 자정을 가리키는 종소리가 울리는 순간! “파파파팍! 타타타탁! ” 대륙은 귀신도 놀라 자빠질 정도의 폭죽 굉음으로 뒤덮인다.

폭죽은 악귀를 물리치고 복을 가져온다는 의미가 있어, 중국인들은 결혼식이나, 명절, 행사 등 기쁜 일이 있을 때마다 폭죽을 터트린다. 때문에 해마다 폭죽사고로 인한 사상자가 속출하여 중국정부는 폭죽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세뱃돈을 빠뜨릴 순 없지!

▲ 홍빠오
▲ 홍빠오


춘지에 당일 가장 중요한 행사는 ‘빠이니엔’(拜年)이다. 중국인들은 친척집이나 친구 집을 찾아가 "恭喜恭喜(축하합니다)" 또는 "恭喜发财(새해 돈 많이 버세요)"라고 말하며 손을 맞잡고 새해 인사를 한다. 이러한 문안인사는 남방보다 북방이 더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특히 농촌지역에서는 손아래사람이 윗사람에게 무릎을 꿇고 머리 숙여 인사를 하는 풍습을 가지고 있다.

이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세뱃돈이다. 중국인들은 붉은색 봉투인 홍빠오(红包)에 짝수금액의 돈을 넣어서 나눠준다. 우리는 흔히 ‘돈 봉투’하면 흰 봉투를 연상하지만 중국에서 흰 돈 봉투(홀수금액)는 죽은 사람의 노자 돈을 의미하므로 액수와 봉투 색에 유의해야한다.

 




황홀한 명절 음식



폭죽소리가 가라앉을 무렵 본격적인 춘지에 행사가 시작 된다. 책상다리 빼고 안 먹는 음식이 없다고 하는 중국의 춘지에 음식은 각각의 의미가 담겨있다.

광활한 중국 대륙은 남방과 북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춘지에 음식 또한 지리적 위치와 기후 등의 차이로 다소 차이가 있다. 남방지역은 쌀을 이용한 음식이 주를 이루는 반면 북방은 밀가루 음식이 많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 쟈오즈 속에는 동전이나 땅콩을 넣기도 하는데, 동전이 있는 쟈오즈를먹는 사람은 새해 재물운이 따르고, 땅콩이 있는 것을 먹은 사람은 장수운이 있다


우선 중국 북쪽 사람들은 춘지에가 오면 쟈오즈(餃子)를 먹는다. 쟈오즈는 원래 쟈오얼(娇耳)로 장기라는 한의사가 귀에 동상이 걸린 백성들을 위해 만들었던 것에서 유래한다. 이후 새해 전날 밤 11시부터 새벽한시까지 잠을 자지 않는 행사인 ‘교자’와 발음이 같아 耳자를 子로 바꿔 부르게 됐다. 쟈오즈는 ‘送舊迎新’의 의미가 담겨있어 춘지에 대표 음식 중 하나이다. 쟈오즈는 옛 화폐인 원보하고도 닮아 경제적 풍족을 기원하기도 한다.

▲ 니엔가오
▲ 탕웬




반면, 남쪽 사람들은 탕웬(湯圓)과 니엔가오(年糕)를 먹는다. 모두 쌀이 주재료로서, 탕웬은 그 모양이 둥글어서 온가족의 화합을 상징한다. 니엔가오는 ‘年高’와 발음이 같아 ‘새해에 발전이 있을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춘지에 볼거리



춘지에 날 베이징 사람들은 가족들과 함께 ‘묘회’(절, 묘지부근에 열리는 행사)나들이에 나선다. 춘지에 오락문화는 음식처럼 남북이 다소 다른데, 남방은 ‘화시’에가 사자춤을 즐긴다.

이러한 중국의 춘지에 문화는 최근에 와서 경제발전과 함께 춘지에를 지내는 풍습도 갈수록 달라지고 있다.

통신산업의 발달로 인해 전화나 문자, 인터넷으로 문안인사를 대신하고,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춘지에 연휴기간 동안 고향보다 해외여행을 하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춘지에를 전후로는 중국인들과 공적인 만남을 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공식적으로 초대를 받은 경우라면 다르지만 말이다. 또한 대부분의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이 쉬기 때문에 양력 1월 중순부터는 결산작업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때문에 중국내 수출입 기업들은 최소한 춘지에 1주일 전에는 운송을 마쳐야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 사자춤



※‘過年’에 대한 재밌는 유래

옛날 중국에 ‘년’이라는 괴수가 살고 있었다. 길쭉한 머리에 뾰족한 뿔을 한 형상의 괴수는 바다 깊은 곳에 살다가 매년 섣달 그믐날만 되면 육지로 올라와 가축과 사람을 헤쳤다.

사람들은 괴수를 피해서 섣달 그믐날만 되면 깊은 산속으로 피신해야만 했다. 어느 해 한 백발노인이 찾아와 “하룻밤 묵게 해주면 괴수를 쫓아주겠다”고 말했다. 그날 밤 마을에는 노인만 남아 괴수를 기다렸다. 드디어 ‘년’이라는 괴수가 마을을 덮치려고 할 때 노인은 폭죽을 터트렸다. 요란한 폭죽소리에 놀란 괴수는 몸을 떨면서 앞으로 다가오지 못했다. 이 괴수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붉은 색과 불빛, 폭죽소리였던 것. 노인은 붉은 옷을 입고 “하하”크게 소리쳐 웃었다. ‘년’이라는 괴수는 혼비백산하여 줄행랑을 쳤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섣달 그믐날 밤이면 집집마다 붉은 종이를 붙이고 폭죽을 터트리며 등불을 환하게 밝혀놓아 ‘년’이라는 괴수가 갔다(過)는 뜻의 ‘過年’이라고 부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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