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3-11(수)

전체기사보기

  • '자전거 도둑' 2차대전후 이탈리아의 비극을 담은 흑백의 대작
    1952년(한국 개봉 기준, 제작 1948년)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되어 눈시울을 적셨던 이탈리아 영화 '자전거 도둑(Ladri di Biciclette)'은 단순한 고전 영화를 넘어 현대 영화사의 거대한 이정표로 평가받는다. 2차 세계대전 직후 폐허가 된 로마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화려한 세트장 대신 거리의 먼지와 서민들의 거친 숨소리를 그대로 담아내며 '네오리얼리즘(신사실주의)'의 정점을 보여준다. ■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는 72시간의 기록 2차 대전 직후의 로마, 거리는 일자리를 찾는 실업자들로 가득하다. 주인공 안토니오 리치는 운 좋게 벽보를 붙이는 시청의 직업을 얻게 되지만, 조건이 하나 있었다. 바로 '자전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자전거는 이미 전당포에 저당 잡힌 상태였다. 아내 마리아는 가난한 살림의 마지막 보루였던 침대 시트 6장을 걷어내 전당포로 향한다. 시트를 판 돈으로 자전거를 되찾은 안토니오는 세상을 다 얻은 듯 기뻐하며 아들 브루노와 함께 출근길에 나선다. 그러나 비극은 너무나도 빨리 찾아왔다. 출근 첫날, 사다리 위에서 벽보를 붙이던 안토니오의 찰나의 시선을 틈타 한 청년이 그의 자전거를 훔쳐 달아난다. 안토니오는 필사적으로 뒤쫓았지만, 도둑은 공범들의 도움을 받아 인파 속으로 사라진다. 경찰서를 찾아가 호소해 보아도 "직접 찾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돌아올 뿐이었다. 다음 날 아침, 안토니오는 어린 아들 브루노의 손을 잡고 거대한 로마의 자전거 시장인 비토리오 광장으로 향한다. 부품 하나하나, 프레임의 번호 하나하나를 훑으며 도둑맞은 자전거를 찾아 헤매지만, 쏟아지는 빗속에서 그들이 마주한 것은 가난한 이들의 무관심과 냉혹한 현실뿐이었다. 수소문 끝에 도둑과 함께 있던 노인을 찾아내고, 결국 도둑의 집까지 찾아가는 데 성공하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도둑은 간질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지고, 동네 주민들은 오히려 안토니오를 협박하며 도둑을 감싼다. 물증인 자전거는 이미 어디론가 사라진 뒤였다. 지칠 대로 지친 안토니오는 경기장 앞에 세워진 수많은 자전거를 보며 위험한 유혹에 빠진다. 아들 브루노를 먼저 버스에 태워 보내려 하지만, 결국 아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남의 자전거에 손을 대고 만다. 서툰 도둑질은 즉시 발각되고, 안토니오는 성난 군중들에게 붙잡혀 구타를 당하고 모욕을 겪는다. 아버지가 끌려가는 모습을 본 브루노는 울음을 터뜨리며 달려온다. 자전거 주인은 울고 있는 아이를 보고 마음이 약해져 고소를 취하한다. 풀려난 안토니오는 참담한 심정으로 아들의 손을 잡고 걷기 시작한다. 해 질 녘 노을 아래, 자전거도 희망도 잃어버린 채 눈물을 흘리며 걷는 부자의 뒷모습이 인파 속으로 서서히 사라지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 비전문 배우가 전하는 가공되지 않은 진실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은 극의 사실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성 배우가 아닌 실제 공장 노동자였던 람베르토 마조라니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했다. 연기 기술이 아닌 삶의 무게가 묻어나는 그의 표정은 당시 이탈리아 민중의 고통을 대변했다. 특히 아들 브루노의 시선은 이 영화의 가장 아픈 지점이다. 아버지의 실수를 목격하고, 아버지가 절망 끝에 결국 '도둑'이 되려는 순간을 지켜보는 아이의 눈망울은 관객들에게 "과연 누가 이 선량한 가장을 범죄자로 만들었는가"라는 사회적 질문을 던진다. ■ '네오리얼리즘'의 교과서 : 꾸미지 않은 로마의 민낯 '자전거 도둑'이 위대한 이유는 기교의 배제에 있다. 현지 로케이션 : 스튜디오를 벗어나 실제 로마의 거리와 시장, 광장에서 촬영하여 생동감을 더했다. 사회적 통찰 : 개인의 비극을 통해 실업 문제, 관료주의의 무능함, 종교의 무관심 등 전후 이탈리아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열린 결말 : 도둑을 잡지 못한 채 인파 속으로 사라지는 부자의 뒷모습은 해결되지 않은 현실의 연속성을 상징한다. ■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 2026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이 영화는 유효하다. 형태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자전거'와 같은 절박한 생존의 도구가 있고, 그것을 지키지 못했을 때 무너지는 인간의 존엄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영화의 마지막, 눈물 고인 채 아버지의 거친 손을 꼭 잡는 브루노의 손길은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우리가 포기하지 말아야 할 유일한 가치가 '인간애'임을 역설한다. 더불어 흑백 화면 속에 담긴 이 처절한 기록은 70년의 세월을 관통하여 우리에게 진정한 예술의 힘이 무엇인지 증명하고 있다.
    • 엔터테인
    • 영화
    2026-01-20
  • 한국 축구, 새해 첫 FIFA 랭킹 22위 수성
    한국 축구가 2026년 새해 처음으로 발표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세계 22위를 유지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대형 국제 대회가 없었던 연초 특성상 상위권 순위 변동이 미미한 가운데, 한국은 아시아 강호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지난해 12월 22일 순위 발표 이후 A매치를 치르지 않아 랭킹 포인트도 1천599.45점 그대로였다. ■ 아프리카 세네갈 · 모로코 도약 스페인이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킨 가운데 2∼7위도 아르헨티나, 프랑스, 잉글랜드, 브라질, 포르투갈, 네덜란드 순으로 유지됐다.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이 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프리카는 대회 우승국 세네갈은 7계단에 뛰어올라 역대 가장 높은 12위(종전 17위)가 됐다. 아프리카 국가 중 FIFA 랭킹이 가장 놓은 모로코도 네이션스컵에서는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으나 3계단이나 상승해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역시 모로코에는 역대 최고 순위다. 아울러 모로코는 1998년 4월(10위) 이후 처음으로 세계 톱10에 진입했다. ■ 아시아 순위 경쟁… 일본·이란과 ‘3강’ 형성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중에서는 일본(19위), 이란(20위)에 이어 여전히 세 번째다. 일본은 지난달보다 한 계단 떨어졌고, 이란은 순위에 변동이 없었다. 한국은 꾸준한 경기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톱 3' 지위를 3년 넘게 유지하고 있다. ■ 오는 6월 개막하는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우리나라와 맞붙을 멕시코는 한 계단 하락한 16위,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한 계단 오른 60위에 자리했다.
    • 엔터테인
    • 스포츠
    2026-01-20
  • 국민성장펀드 투자 최대 40% 소득공제
    정부가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이례적인 ‘세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오는 6~7월 출시될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에 투자하는 개인에게 최대 40%의 소득공제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부여하기로 한 것이다. 해외 주식으로 쏠린 투자 자금을 국내로 되돌려 미래 전략 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 3천만 원 넣으면 1,200만 원 공제… ‘역대급’ 세제 지원 재정경제부가 20일 발표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따르면,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에 3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개인은 투자 금액에 따라 차등화된 소득공제 혜택을 받게 된다. 구체적인 공제율은 구간별로 나뉜다. 3,000만 원 이하: 투자액의 40% 3,000만 원 초과 ~ 5,000만 원 이하: 투자액의 20% 5,000만 원 초과 ~ 7,000만 원 이하: 투자액의 10% 예를 들어 5,200만 원을 이 펀드에 납입할 경우, 3,000만 원까지는 1,200만 원(40%), 이후 2,000만 원은 400만 원(20%), 나머지 200만 원은 20만 원(10%)이 적용되어 총 1,620만 원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는 과거 ‘뉴딜펀드’ 등 이전의 정책형 펀드를 상회하는 파격적인 수준이다. ■ 배당소득 9% 분리과세… ‘금융소득 종합과세’ 부담 던다 소득공제와 더불어 강력한 유인책은 배당소득 9% 분리과세다. 통상 펀드 배당소득은 다른 소득과 합산되어 최대 49.5%(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율이 적용될 수 있지만, 이 펀드는 9% 단일 세율로 과세가 종결된다. 납입 한도는 1인당 2억 원이며, 혜택은 투자일로부터 5년간 유지된다. 다만, 세제 혜택을 받은 후 3년이 지나기 전에 펀드를 매도하거나 양도할 경우 감면받은 세액이 추징될 수 있어 장기 투자가 필수적이다. ■ ‘서학개미’ 복귀 유도하는 RIA 계좌와 ‘체리피킹’ 방지 이번 대책에는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로 돌아오는 투자자를 위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Reshoring Investment Account) 도입도 포함됐다. 해외 주식을 매도한 자금을 원화로 환전해 국내 주식이나 펀드에 1년간 투자하면, 매도 금액 5,000만 원 한도 내에서 양도소득세를 공제해 준다. 공제 폭은 복귀 시점이 빠를수록 크다. 1분기 내 복귀 시 100%, 2분기 80%, 하반기 50% 순이다. 아울러 정부는 세제 혜택만 챙기고 다시 해외 주식으로 빠져나가는 소위 ‘체리피킹’을 막기 위해, 일반 계좌에서 해외 주식을 순매수할 경우 해당 금액에 비례해 RIA의 혜택을 축소하는 보완 장치도 마련했다. “자본시장 체질 개선의 기회, 신중한 접근 필요” 금융업계는 이번 조치가 지지부진했던 국내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파격적인 소득공제는 고소득 직장인과 자산가들에게 강력한 유인책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 AI 등 첨단 산업에 민간 자금이 수혈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특정 섹터에 집중 투자되는 정책 펀드의 특성상 원금 손실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 정부는 재정 후순위 보강을 통해 일반 투자자의 손실 위험을 낮추겠다고 밝혔으나, 투자자들은 본인의 자금 운용 계획에 맞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재정경제부는 해당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여, 오는 6월 펀드 출시와 함께 본격 시행할 방침이다.
    • 정치경제
    2026-01-20
비밀번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