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 당일 예측 실패로 투표 중단 사태…선관위 “수사 적극 협조”
- 민단체, 중앙선관위원장 및 위원 전원 고발…‘직무유기’ 법리 검토 집중
- 서울경찰청 광수대, 오는 8일 고발인 조사 시작으로 본격 수사 전환

경찰이 지난 6월 3일 치러진 제10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유발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지휘부를 향해 강제 수사의 칼날을 빼 들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오는 8일 오전 9시 30분 고발 단체 관계자 조사를 시작으로 선관위 간부들의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경찰, ‘사태 고발’ 시민단체 8일 소환…수사 급물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은 6·3 지방선거 당일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선관위 고위 간부들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이하 서민위) 관계자를 소환 조사한다고 5일 밝혔다.
서민위는 선거 당일인 지난 3일 고발장을 제출한 데 이어, 4일에는 선거 예산 집행 과정에서의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를 추가해 2차 고발장을 접수했다.
경찰은 고발인 조사에서 구체적인 고발 취지와 선관위의 과실을 입증할 자료를 확보한 뒤 피고발인인 선관위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일정을 조율할 방침이다.
중앙선관위원 8인 전원 고발…시민단체 연쇄 행동
이번 사태와 관련해 법조계와 시민사회의 고발이 잇따르고 있다. 서민위 외에도 투기감시자본센터, 국민연대, 정의연대, 법치 민주화를 위한 무궁화클럽 등 6개 단체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공동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중앙선관위원장뿐만 아니라 중앙선관위원 8인 전원을 고발 대상에 포함했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헌법기관인 선관위가 가장 기본적인 선거 수요 예측에 실패해 국민의 참정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했다"며 "이는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닌 중대한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팩트 체크 및 사건 일지
2026년 6월 3일 13:00 : 전국 일부 격전지 투표소에서 격차 요인 등으로 투표용지 조기 소진 보고 시작.
2026년 6월 3일 15:00 : 수도권 및 주요 도시 40여 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완전 고갈로 투표 일시 중단 및 시민 항의 사태 발생.
2026년 6월 3일 18:00 : 시민단체,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 등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 고발.
2026년 6월 4일 : 6개 시민단체, 중앙선관위원 8인 전원 추가 고발.
2026년 6월 8일 :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 고발인 조사 예정 (수사 본격화).
전례 없는 사태에 경찰 ‘형사책임’ 법리 검토 고심
선거 당일 투표 수요 예측 실패로 투표용지가 바닥나 투표가 일시 중단된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따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사건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배당하고 초반 법리 검토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투표용지 수량 산정과 공급 프로세스에서 고의에 가까운 과실이나 직무 방기가 있었는지를 증명하는 것이 이번 수사의 핵심"이라며 "공직선거법 및 형법상 직무유기죄 성립 여부를 꼼꼼히 따져보고 있다"고 전했다.
선관위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향후 진행될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사실관계를 밝히겠다"고 짤막한 입장을 내놓았다.
"시스템 미비인지 고의적 방치인지 규명이 핵심"
법조계와 정치권은 이번 수사가 향후 선거 관리 시스템 전반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국가 기관의 행정적 실패를 형사 처벌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직무의 의도적 거부나 방치'가 입증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행정 부실로 인한 결과만으로는 직무유기죄 처벌이 어려울 수 있으나, 사전에 투표용지 부족 가능성에 대한 보고나 경고를 받고도 묵살한 정황이 드러난다면 사법 처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선관위의 독립성과 신뢰도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겼다고 평가한다. 선거 감시 기구의 한 관계자는 "수사 결과와 별개로, 투표권 행사를 방해받은 유권자들의 집단 소송 등 민사상 책임 공방으로도 번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