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2026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4강전 출전 목적
- 17일 오후 2시 20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통해 입국
- 통상적 방문증명서 대신 '여권' 소지…굳은 표정으로 일관

북한의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 출전을 위해 17일 오후 2시 2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북한 스포츠 선수단이 한국 땅을 밟은 것은 지난 2018년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 이후 8년 만이며, 여자 축구 종목으로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이다.
감색 정장 차림의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단 39명(선수 27명, 스태프 12명)은 이날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A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항 입국장 앞에는 인천이북실향민도움회, 인천함북도민회 등 실향민 단체와 자주통일평화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 100여 명이 모여 한반도기와 환영 현수막을 들고 대기했다. 선수단이 입국장에 들어서자 실향민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환영합니다"라고 외치며 환호성을 보냈다.
그러나 선수단은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정면만을 주시하며 굳은 표정으로 걸음을 옮겼다. 취재진의 방남 소감 및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묻는 질문에는 전원 답변하지 않았다. 입국장에서 출구를 지나 전용 버스에 탑승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4분 남짓이었으며, 선수단은 곧바로 숙소가 있는 경기도 수원시의 한 호텔로 이동했다.
7,000석 매진, 수원FC 위민과 4강 대결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오는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수원FC 위민과 2025-2026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는 우승 상금 100만 달러(약 14억 7,000만 원), 준우승 상금 50만 달러가 걸린 아시아 최고 권위의 여자 클럽 대회다.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해당 경기의 입장권 7,000석은 이미 전량 매진된 상태다.
선수단은 방남 기간인 17일부터 24일까지 국내에 머물며 공식 훈련과 잔여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멜버른 시티 FC(호주)와 도쿄 베르디(일본)가 준결승전을 치르며, 각 경기 승자는 오는 23일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통일부와 공항 당국에 따르면 이번 북한 선수단은 과거 남북 왕래 시 사용하던 남북교류협력법상의 '방문증명서' 대신 국가 간 이동에 쓰이는 '여권'을 제시하고 입국 절차를 밟았다. 이는 북한이 최근 선언한 '적대적 두 국가 관계' 기조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두 국가 체제 공식화 속 스포츠 교류의 성격 변화
정치권과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내고향여자축구단의 '여권 입국'을 두고 남북 관계의 구조적 변화가 실무 행정에서도 확인된 사례라고 분석한다. 과거 스포츠 교류가 '민족 내부의 특수 관계'라는 전제하에 방문증명서 형태로 진행되었다면, 이제는 완전히 독립된 국가 대 국가의 국제대회 참가 성격으로 전환되었다는 평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교류협력법 절차와 국제 스포츠 규정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선수단이 안전하게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비록 정치·군사적 긴장 국면이 지속되고 있으나, 공식 국제기구(AFC)가 주관하는 무대를 통한 최소한의 체육 교류는 향후 갈등 관리 측면에서 기능할 수 있다고 제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