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5·18 기념재단, 고의적 훼손 및 폄훼 목적 여부 집중 조사
30일 광주광역시 동구 도심에 위치한 5·18 민주화운동 사적지 안내 표지판에 계엄군을 연상케 하는 군화 한 짝이 걸린 채 발견돼, 광주시와 5·18 기념재단 등 관계 당국이 즉각 진상 파악에 나섰다.
사적지 제3호 '오월길' 안내판 훼손 현장
광주시와 5·18 기념재단에 따르면, 이날 광주 동구 대인동 광주은행 본점 인근 교차로 전봇대에 설치된 표지판에 군화 한 짝이 걸려 있다는 시민의 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표지판은 5·18 사적지 제3호인 옛 광주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 조성된 5·18 사적지 탐방로 '오월길'을 안내하는 시설물이다. 사건 발생 직후 지자체와 재단 측은 신속히 현장 확인 절차에 돌입했다.
발견 당시 현장은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심 교차로였으며, 표지판 상단에 검은색 군화가 눈에 띄게 매달려 있었다. 당국은 신고 접수 직후 현장에 인력을 파견해 1차 정황을 파악하고 해당 군화를 즉각 수거 조치했다. 인근을 지나던 목격자들은 역사적 사적지 안내판에 군화가 걸린 상황에 대해 관할 구청과 경찰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당국의 진상 조사 및 경찰 수사 의뢰 검토
광주시와 5·18 기념재단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우발적 소행을 넘어 5·18 민주화운동을 고의로 폄훼하거나 조롱하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사건에 사용된 군화가 1980년 당시 시민들을 무력으로 진압했던 계엄군을 상징하는 대표적 매개체로 해석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 기관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신속한 합동 대응에 나선 상태다.
기념재단 관계자는 "누군가 야간 시간대 등을 틈타 의도적으로 군화를 걸어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인근 관제센터와 협조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하고 행위자의 동선을 추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행위자의 신원이 특정되는 대로 경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수사 기관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 입각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되, 역사 훼손 및 사회적 갈등 조장 행위로 밝혀질 경우 엄정 대응할 예정이다.
옛 광주시외버스터미널(사적지 제3호)은 1980년 5월 당시 시외버스를 이용해 광주 도심으로 진입하려던 계엄군과 이를 막아선 시민군 사이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던 핵심 항쟁지다. 현재는 그 역사적 의미를 기리기 위해 '오월길' 탐방로의 주요 거점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지역 법조계 소식통은 "경찰 수사 결과 해당 행위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나 폄훼를 목적으로 한 의도적 행위임이 입증될 경우,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5·18 왜곡 처벌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와 별개로 공공이 설치한 안내 표지판의 효용을 해친 점에 대해서는 형법상 재물손괴죄 등 추가적인 법적 책임도 물을 수 있으므로 사법당국의 철저한 동기 규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