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대비 380원(3.7%) 인상… 14차 전원회의 표결 끝 '사용자안' 최종 채택
- 주 40시간 기준 월급 223만 원 돌파… 영향받는 근로자 최대 297만 명 추산
- 노동계 "체감 물가 대비 사실상 동결" 반발 vs 경영계 "소상공인 한계 상황"

근로자, 사용자, 공익위원이 참여하는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14일 밤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4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최저임금을 올해(1만 320원)보다 380원(3.7%) 오른 시간당 1만 700원으로 최종 의결했다.
14차례 줄다리기 끝 자정 앞두고 표결 강행
14일 늦은 밤,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장 안팎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노사 양측은 이날까지 12차례에 걸쳐 수정안을 주고받으며 이견을 좁히려 시도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측의 차이가 130원까지 좁혀지자, 공익위원들은 1만 600원~1만 860원을 '심의 촉진 구간'으로 설정하고 시간당 1만 720원(3.9%)을 권고했으나 이마저도 노사의 동의를 얻지 못해 무산됐다.
결국 자정을 앞둔 시각, 위원 27명이 참여한 가운데 최종 표결이 진행됐다. 노동계가 최종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시간당 1만 730원(4.0% 인상) 안은 11표, 경영계가 제시한 1만 700원(3.7% 인상) 안이 15표를 얻었으며, 무효 1표가 나와 사용자 측 안으로 최종 결정됐다.
'월 223만 원' 훌쩍 넘겨… 3년 만에 3%대 인상
이번 결정에 따라 내년도 주 40시간(월 209시간) 기준 주휴수당을 포함한 월 환산액은 223만 6,300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올해 월급 환산액 대비 매월 7만 9,420원이 인상된 금액이다. 4대 보험과 소득세를 제외한 실제 수령액은 약 198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전년 대비 인상률 흐름이 눈에 띈다. 최저임금 인상률은 2023년 5.0%를 기록한 뒤 2024년 2.5%, 2025년 1.7%, 2026년 2.9%로 지속적인 하락 및 정체기를 겪었으나, 이번 결정으로 3년 만에 다시 3%대에 진입하게 됐다.
"실질 임금 삭감" 노동계 vs "소상공인 벼랑 끝" 경영계
결정 직후 회의장을 빠져나온 노사 양측의 표정은 모두 굳어 있었다. 양측 모두 이번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노동계는 물가 상승을 고려할 때 이번 수용안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즉각 반발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최근의 물가 수준과 체감 생계비 상승을 고려하면 3.7% 인상은 사실상 동결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민주노총 역시 성명을 통해 "구태의연한 최임위와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영계 관계자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감내하기 어려운 한계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인상 폭 역시 경영상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 최저임금 고시 절차와 거시경제 파급 효과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이날 의결된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오는 8월 5일까지 최종 확정하여 고시해야 한다. 고시를 앞두고 노사 양측은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타당성이 인정될 경우 재심의가 가능하지만 1988년 제도 도입 이래 단 한 차례도 재심의가 이루어진 전례는 없다.
한 노동경제학계 익명 소식통은 "이번 3.7% 인상은 내수 침체 방어와 물가 상승 억제라는 두 가지 거시경제 목표 사이에서 공익위원들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 수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내년도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가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기준 최대 297만 8천여 명(영향률 13.3%)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부는 한계 상황에 놓인 영세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할 보완 대책과 저임금 근로자의 실질소득 보전 방안을 서둘러 병행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