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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해외 투어 성황리 개최
- 〔오늘일보=김준연 기자〕 블랙핑크(BLACKPINK)가 본격적인 월드투어를 시작해 그 출발점인 북미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걸그룹 블랙핑크가 이달 25∼26(현지시간)일 미국 댈러스 아메리칸 에어라인 아레나에서 월드투어 북미 첫 공연을 성황리에 열었다고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29일 밝혔다. 블랙핑크는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프리티 새비지'(Pretty Savage), '휘파람', '핑크 베놈'(Pink Venom) 등 히트곡을 불렀다. 10월은 댈러스에 이어 29~30일 휴스턴, 11월부터는 2일~3일 애틀랜타, 6~7일 해밀턴, 10일~11일 시카고, 14일~15일 뉴어크, 19일~20일 LA 등으로 발걸음을 옮겨 북미에서만 7개 도시 14회 공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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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해외 투어 성황리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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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등'의 서늘한 심리적 감옥, 가스라이팅
- 1. 런던의 안개 속으로 초대한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사회를 가장 뜨겁게 달군 심리학 용어를 꼽으라면 단연 '가스라이팅(Gaslighting)' 일 것이다. 연예인들의 스캔들부터 직장 내 괴롭힘, 심지어 정치적 선동에 이르기까지 이 용어는 도처에서 쓰이고 있다. 가스라이팅은 대상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판단력을 잃게 만들고, 그 사람이 자기 자신을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는 단순한 거짓말과는 결이 다르다. 피해자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정서적으로 고립시켜, 가해자에게 의존하게 만드는 '정서적 학대'의 일종이다. 이 용어는 이제 일상적인 심리학 용어로 자리 잡았지만, 그 뿌리가 가스등이란 연극을 시작으로, 1944년 조지 큐커 감독이 연출한 영화 <가스등(Gaslight)>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의외로 많지 않다. 잉그리드 버그만의 처연한 눈빛과 찰스 보이어의 이중적인 연기가 압권인 이 작품은 8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 의해 나의 세계가 부정당할 때, 인간의 정신은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가. 런던의 자욱한 안개보다 더 뿌연 심리적 고립을 그려낸 이 고전을 인문학적 시선으로 알아본다. 2. 조작된 현실, 서서히 꺼져가는 한 여인의 영혼 영화의 서막은 런던의 손턴 광장 9번지, 잔혹한 살인 사건이 발생한 저택에서 시작된다.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 앨리스 알퀘스트가 살해당하고, 그녀의 조카이자 유일한 상속인인 폴라(잉그리드 버그만)는 큰 충격에 빠진다. 폴라는 이 비극적인 기억을 뒤로하고 이탈리아로 건너가 성악 공부에 매진하며 상처를 치유하려 애쓴다. 그곳에서 폴라는 매력적인 피아니스트 그레고리 안톤(찰스 보이어)을 만나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두 사람은 만난 지 불과 2주 만에 결혼을 약속하고, 폴라는 남편의 간곡한 설득에 못 이겨 다시는 발을 들이고 싶지 않았던 런던의 이모 집, 즉 살인 사건의 현장인 그 저택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행복해야 할 신혼생활은 저택의 문이 닫히는 순간부터 기묘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남편 그레고리는 폴라를 향해 헌신적인 사랑을 쏟는 듯 보이지만, 동시에 그녀의 정신적 결함을 교묘하게 암시하며 고립시킨다. 첫 번째 징후 : 사라진 보석 그레고리는 이모의 유산인 브로치를 폴라에게 선물하며 "절대 잃어버려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브로치는 감쪽같이 사라진다. 당황하는 폴라에게 그레고리는 차가운 목소리로 "당신이 어딘가에 두고 잊어버린 것"이라며 그녀의 기억력을 질타한다. 폴라는 분명 가방에 넣어두었다고 확신하지만, 반복되는 남편의 지적에 점차 자신의 기억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두 번째 징후 : 움직이는 그림 벽에 걸린 그림이 사라지는 사건이 반복된다. 그레고리는 하인들을 불러 모아 "부인이 그림을 떼어 숨겼느냐"고 묻고, 폴라가 극구 부인함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마치 정신질환자 취급하며 몰아세운다. 폴라는 "나는 절대 그런 적이 없다"고 울먹이지만, 눈앞의 물리적 증거(사라진 그림)와 남편의 확신에 찬 비난 사이에서 극심한 혼란을 겪는다. 결정적 증거 : 가스등의 명멸과 발소리 이 영화의 핵심 모티프인 '가스등'은 폴라의 고립을 상징한다. 그레고리가 외출한 밤이면 집안의 가스등이 눈에 띄게 어두워지고, 천장 위(폐쇄된 다락방)에서는 누군가 걷는 듯한 삐걱거리는 발소리가 들린다. 겁에 질린 폴라가 돌아온 남편에게 이를 말하지만, 그레고리는 "가스등은 멀쩡하며 발소리 따위는 들리지 않는다. 당신의 환청과 환각"이라며 일축한다. 사실 이 모든 것은 그레고리의 치밀한 계획이었다. 그는 과거 폴라의 이모를 살해한 진범이었으며, 집안 어딘가에 숨겨진 이모의 값비싼 보석을 찾기 위해 폴라와 결혼해 저택으로 숨어든 것이다. 그는 밤마다 다락방으로 올라가 보석을 뒤졌고, 다락방의 가스등을 켜면 아래층 폴라의 방 가스등이 어두워지는 물리적 현상을 역으로 이용해 폴라를 미친 사람으로 몰아간 것이다. 폴라는 점점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거울 속의 자신조차 믿지 못하는 폐인이 되어간다. 그녀는 자신이 정말 미쳐가고 있다고 믿으며 스스로를 방에 가두게 된다. 3. 영화 속 명장면과 핵심 대사 : "내가 정말 미친 걸까요?" [명장면: 거울 앞의 폴라] 폴라가 화장대 거울을 보며 자신의 흐트러진 모습을 응시하는 장면은 영화사에서 손꼽히는 심리 묘사다. 과거 당당하고 아름다웠던 오페라 가수의 꿈나무는 사라지고, 불안에 떨며 남편의 눈치를 보는 가련한 여인만이 남았다. 이 장면은 가스라이팅이 단순히 거짓말을 하는 행위가 아니라, 한 인간의 자아 정체성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시각적으로 훌륭하게 표현한다. [핵심 대사] 그레고리 : "당신은 아픈 거야, 폴라.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아. 내가 말했잖아, 그 물건은 당신이 옮겼다고." (친절한 목소리 속에 숨겨진 독은 폴라의 확신을 갉아먹는다.) 폴라 : "가스등이 어두워져요. 위에서 발소리가 들린단 말이에요! 제발 믿어주세요!" (자신의 감각을 부정당하는 피해자의 절규는 관객에게 공포를 선사한다.) 폴라 (후반부 반격) : "당신이 말한 대로 난 미쳤어. 그래서 이 칼로 당신을 어떻게 할지 나도 몰라." (결국 진실을 깨달은 폴라가 그레고리에게 복수하며 뱉는 이 대사는 카타르시스와 동시에 파괴된 영혼의 슬픔을 동시에 보여준다.) 4. 원작과 영화 제작 비화 : 연극에서 시작된 심리 스릴러 이 영화는 패트릭 해밀턴의 1938년 희곡 <가스등(Gaslight)>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화 과정에서 조지 큐커 감독은 공간의 활용에 집중했다. 저택 내부를 좁고 답답하게 설정하고, 명암 대비를 극명하게 사용하여 주인공의 심리적 압박감을 극대화했다. 특히 여주인공 잉그리드 버그만은 이 역할을 위해 실제 정신병원을 방문하여 환자들의 행동과 눈빛을 연구했다고 전해진다. 그녀의 열연 덕분에 1945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으며,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가 대중화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당시 제작사였던 MGM은 이 영화를 홍보하며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의 이성을 훔쳐간다"는 문구를 사용했는데, 이는 당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물리적 폭력이 아닌 심리적 조작이 더 무서운 폭력이 될 수 있음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사례다. 5. 예술가가 던지는 질문 : '나'를 믿는다는 것의 의미 조지 큐커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인간 존재의 기반이 되는 '인식의 주관성'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권력 관계 : 그레고리는 폴라를 사랑한다는 명목하에 그녀의 외부 출입을 통제하고 지인을 차단한다. 이는 보호가 아닌 소유이며, 가해자가 피해자를 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흔한 수법인 '사회적 고립'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객관적 진실과 주관적 믿음 : 가스등은 실제로 어두워졌고 발소리는 실제로 들렸다. 하지만 권위(남편)를 가진 자가 이를 부정할 때, 개인은 자신의 오감보다 타인의 언어를 더 신뢰하게 되는 취약성을 지닌다. 감독은 독자(관객)에게 묻는다. "당신을 정의하는 것은 당신의 감각인가, 아니면 타인의 평가인가?" 구원의 손길 : 영화 후반부, 경사 브라이언(조셉 코튼)의 등장은 중요하다. 그는 제3자의 시선으로 폴라의 경험이 환각이 아닌 실제임을 입증해 준다. 이는 가스라이팅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외부의 객관적인 시각과 연대가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6. 왜 우리는 가스라이팅에 취약한가? 역설적이게도 가스라이팅은 친밀한 관계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다. 부모와 자녀, 연인, 혹은 믿고 따르는 직장 상사와의 관계가 주무대다. 피해자는 상대방을 사랑하거나 존경하기 때문에, 상대의 비난을 '나의 성장을 위한 조언'으로 착각하기 쉽다. 또한, 인간은 본능적으로 사회적 집단 내에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가해자는 이 욕구를 이용해 피해자를 고립시키고, 오직 나만이 너를 진심으로 이해한다는 '거짓된 안식처'를 제공한다. 영화 <가스등>의 폴라 역시 남편 그레고리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위장된 집착)에 속아 자신의 눈과 귀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7. 당신의 가스등은 안녕한가 영화 <가스등>은 단순한 고전 스릴러를 넘어 인간 심리의 가장 어두운 구석을 비추는 거울이다. 80년 전 런던의 저택에서 벌어진 이 비극은 오늘날 가정 내 폭력, 직장 내 괴롭힘, 그리고 교묘한 가스라이팅의 형태로 우리 곁에 여전히 존재한다. 그레고리가 폴라에게 속삭였던 "당신은 아프고 약하니 내 말만 들어야 한다"는 말은, 상대를 위하는 척하며 주체성을 빼앗는 모든 부조리한 관계의 원형이다.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에서 미셸은 "네가 나를 사랑한다면, '하늘이 하얗다'고 말해줘"라고 요청한다. 이는 사랑을 확인하기 위한 낭만적인 약속이지만, 가스라이팅의 관점에서 보면 위험한 징후가 될 수도 있다. 세상이 정한 객관적인 진실보다 상대방의 주관적인 세계관 속에 갇히는 것을 자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참된 사랑과 관계는 상대의 눈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세상을 더 맑고 투명하게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어야 한다. 만약 누군가 당신의 하늘이 파란데도 자꾸만 하얗다고 강요한다면, 이제는 그 손을 놓고 안개 밖으로 걸어 나와야 한다. 당신의 감각과 기억은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닌, 오롯이 당신만의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밤, 당신의 방 가스등이 흔들리고 있지는 않은가. 혹은 누군가 당신의 눈과 귀를 의심하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영화 속 폴라가 결국 자신의 손으로 그레고리를 단죄하고 안개 밖으로 걸어 나왔듯, 우리 역시 스스로의 직관과 진실을 믿는 용기가 필요하다. 진실은 가려질 순 있어도 사라지지는 않는다. 런던의 안개가 걷히면 그곳엔 반드시 명징한 태양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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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등'의 서늘한 심리적 감옥, 가스라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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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폐막, 2030 프랑스 알프스에서
- 전 세계 동계 스포츠 선수들의 열정과 투혼이 서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이 17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현지시간 22일 저녁(한국시간 23일 오전), 이탈리아 베로나의 고대 로마 원형 경기장 '베로나 아레나(Arena di Verona)'에서 열린 폐회식은 92개국 2,900여 명의 선수단이 참석한 가운데 '성공적인 작별'과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이번 대회는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네 곳의 클러스터에서 분산 개최되어 운영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국가 중 하나는 중국이다. 중국 대표단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4개, 동메달 6개(총 15개)를 획득하며 종합 12위에 올랐다. 이는 2010년 밴쿠버 대회(금 5, 은 2, 동 4)를 뛰어넘어, 중국의 동계 올림픽 '해외 개최 대회' 사상 최고 성적을 새로 쓴 것이다. 특히 중국은 전통적 강점인 빙상을 넘어 설상 종목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증명했다. 설상의 비상: '천재 소녀' 구아이링(谷愛凌)이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쑤이밍(蘇翊鳴)은 자신의 22번째 생일에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에서 중국에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안겼다. 빙상의 역사: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닝중옌(寧忠岩)이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하며, 지난 100년간 서구권이 독점해온 이 종목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의 금메달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반면, 대한민국은 설상 종목인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최가온 금메달) 등에서 희망을 봤으나, 전통적인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에서의 부진이 겹치며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로 종합 13위를 기록했다. 폐회식은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오페라 문화와 첨단 기술이 어우러진 예술적 무대로 꾸며졌다. 주세페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선율과 함께 시작된 공연은 고대 경기장의 역사성을 극대화하며 선수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조반니 말라고 조직위원장은 폐회 연설에서 "밀라노의 세련미와 코르티나의 순수함이 어우러진 이번 대회는 우정의 승리였다"며 4곳의 클러스터와 6곳의 선수촌을 오가며 헌신한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어 올림픽기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거쳐 차기 개최지인 프랑스 알프스(French Alps 2030) 측에 전달됐다. 차기 개최지인 프랑스 알프스는 이번 폐회식에서 선보인 홍보 영상을 통해 '기존 시설 활용 95%'라는 파격적인 지속 가능성 모델을 제시했다. 1924년 샤모니 이후 106년 만에 동계 올림픽 발상지로 돌아가는 이번 대회는 니스 권역의 빙상 경기와 알프스 북부의 설상 경기를 잇는 광범위한 클러스터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날 폐회식 현장에서 만난 중국 체육과학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아시아 국가들의 설상 종목 약진이 두드러졌다"며 "4년 뒤 프랑스 알프스에서는 한중일 3국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밀라노와 코르티나를 17일간 밝히던 성화가 꺼지며 대회는 공식 종료됐다. 이제 세계의 시선은 4년 뒤, 하얀 눈의 파노라마가 펼쳐질 프랑스 알프스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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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폐막, 2030 프랑스 알프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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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쇼몽’…사람은 믿고 싶은 대로 기억한다
- 영화사에서 '현대 영화의 시작'이라 불리는 불멸의 걸작,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羅生門)>. 1951년 베네치아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거머쥐며 일본 영화를 세계 무대에 알린 이 작품은, "진실이란 무엇인가"라는 인류 공통의 철학적 숙제를 날카롭게 파고든다. 1. 시대적 배경: 전란의 폐허 속에서 피어난 회의주의 영화의 배경은 12세기 헤이안 시대의 일본이다. 기근과 내란, 전염병이 창궐하여 민심은 흉흉하고 도덕은 땅에 떨어진 시대였다. 영화의 제목이자 주 무대인 '라쇼몽'은 당시 교토의 정문이었으나, 영화 속에서는 비바람을 피해 들어온 이들이 시신을 내다 버릴 정도로 황폐해진 폐허로 묘사된다. 이 공간적 배경은 2차 세계대전 패전 직후의 일본 사회상과도 맞닿아 있다. 절대적 가치가 붕괴된 혼란 속에서, 인간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진실을 왜곡하는지를 보여주기에 이보다 적합한 장소는 없었을 것이다. 2. 상세 줄거리: 하나의 사건, 네 개의 목소리폭우 속의 기괴한 고백 세찬 비가 쏟아지는 라쇼몽 아래, 한 스님과 나무꾼이 넋이 나간 표정으로 앉아 있다. 비를 피해 들어온 한 떠돌이가 이들에게 말을 걸자, 나무꾼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며칠 전 숲속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의 재판 과정을 들려주기 시작한다. 사건 자체는 단순하다. 사무라이와 그의 아내가 길을 가다 악명 높은 도둑 다조마루를 만났고, 사무라이는 죽었으며 아내는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재판소에서 증언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소름 끼칠 정도로 제각각이다. 네 가지 버전의 '진실' 도둑 다조마루의 증언 : 그는 자신이 정정당당한 대결 끝에 사무라이를 죽였다고 주장한다. 아내의 미모에 반해 그녀를 범했지만, 그녀가 "두 남자 중 살아남은 자를 따르겠다"고 부추겨 결투를 벌였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용맹함을 과시하며 영웅적인 무용담처럼 이야기를 꾸민다. 아내의 증언 : 그녀는 도둑이 떠난 후, 남편의 차가운 눈빛에 절망했다고 말한다. 자신을 경멸하는 남편의 시선을 견디지 못해 혼절했는데, 깨어나 보니 남편의 가슴에 칼이 꽂혀 있었다는 것이다. 즉, 슬픔에 겨운 사고였거나 자살을 암시하며 자신을 '정조를 지키려 했던 비극의 주인공'으로 포장한다. 죽은 사무라이의 증언(무당의 입을 빌려) : 놀랍게도 죽은 자의 영혼은 아내가 도둑과 함께 도망치려 했으며, 심지어 도둑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사주했다고 주장한다. 배신감에 휩싸인 그는 스스로 단검을 가슴에 꽂아 자결했다고 말하며, 죽어서까지 자신의 명예를 지키려 한다 . 나무꾼의 목격담 : 사실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던 나무꾼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내놓습니다. 결투는 영웅적이지도, 비극적이지도 않았습니다. 두 남자는 겁에 질려 개싸움을 벌였고, 비겁하고 추잡한 아우성 속에서 우연히 칼이 박힌 것뿐이었습니다. 3. 인문학적 분석: '라쇼몽 효과'와 인간의 본성 이 영화에서 유래한 '라쇼몽 효과(Rashomon Effect)'는 하나의 사건에 대해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들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타인을 속이기 위해서라기보다, '자신을 속이기 위해서'이다. 인간은 가장 비참한 순간에도 자신이 비겁하거나 추악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한다. 도둑은 강해 보이고 싶어 하고, 아내는 가련해 보이고 싶어 하며, 사무라이는 명예롭고 싶어 한다. 심지어 객관적 목격자처럼 보였던 나무꾼조차 값비싼 단검을 훔친 자신의 죄를 감추기 위해 처음엔 거짓 증언을 했다. 영화는 묻고 있다. "죽어서까지 거짓말을 하는 인간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4. 맺음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릴 수 없는 희망 영화의 마지막, 비가 그친 라쇼몽 근처에서 버려진 갓난아기가 발견된다. 떠돌이는 아기의 옷가지를 훔쳐 달아나지만, 나무꾼은 그 아기를 자신이 키우겠다며 품에 안는다. 이 모습을 본 스님은 인간에 대한 환멸을 거두고 다시금 희망을 발견한다. "자네 덕분에 나는 다시 인간을 믿을 수 있을 것 같네." 진실은 영원히 숲속의 안개 속에 가려져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은 추악한 이기심의 끝에서 결국 '이타적인 실천'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수많은 '가짜 뉴스'와 왜곡된 진실들 속에서, <라쇼몽>이 던지는 경고와 희망은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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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쇼몽’…사람은 믿고 싶은 대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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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길리’ 김길리 첫 2관왕. 최민정 한국 올림픽 최다 메달 신기록
-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폐회를 이틀 앞둔 20일(현지시간),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대회 마지막 날 금메달과 은메달을 휩쓸며 ‘종가’의 자존심을 지켰다. 차세대 에이스 김길리(성남시청)는 생애 첫 올림픽에서 2관왕에 올랐고, ‘리빙 레전드’ 최민정(성남시청)은 한국 스포츠 역사를 새로 쓰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김길리-최민정, 환상의 호흡으로 일궈낸 ‘금-은빛 피날레’ 이날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김길리와 최민정은 나란히 시상대 가장 높은 곳과 그 옆자리를 차지했다. 김길리는 2분32초076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최민정은 2분32초450으로 은메달을 추가했다. 두 선수의 경기 운영은 노련했다. 레이스 초반 중하위권에서 기회를 엿보던 두 선수는 결승선 7바퀴를 남기고 본격적인 스퍼트를 시작했다. 최민정이 특유의 아웃코스 추월로 선두권을 압박하자, 김길리가 인코스를 파고들며 뒤를 받쳤다. 마지막 두 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치고 나간 두 선수는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김길리가 간발의 차로 앞서며 승부를 갈랐다. 김길리 ‘차세대 여제’ 등극… 최민정 ‘한국 최다 메달’ 금자탑 이번 우승으로 김길리는 여자 3,000m 계주에 이어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첫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1,000m 동메달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서만 3개의 메달을 수확하며 포스트 최민정 시대의 주역임을 입증했다. 최민정은 비록 이 종목 올림픽 3연패 달성에는 실패했으나, 통산 올림픽 메달 수를 7개(금 4·은 3)로 늘리며 한국 체육사에 획을 그었다. 이는 사격 진종오, 양궁 김수녕,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이상 6개)을 넘어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한국 선수 개인 최다 메달 신기록이다. 쇼트트랙 선전 힘입어 13위 도약 한국 선수단은 이날 쇼트트랙에서만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여자 1,500m 금·은, 남자 5,000m 계주 은)를 추가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전날까지 중위권에 머물렀던 한국은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를 기록, 국가별 메달 집계 순위에서 13위로 전날보다 두 계단 상승했다. 이번 대회 쇼트트랙 대표팀은 네덜란드의 강세 속에서도 여자부의 압도적인 기량을 바탕으로 자존심을 지켰다는 평가다. 특히 세대교체의 중심에 선 김길리의 성장과 부상을 딛고 돌아온 최민정의 건재함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향후 국제대회에서의 전망을 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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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길리’ 김길리 첫 2관왕. 최민정 한국 올림픽 최다 메달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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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쇼트트랙 3,000m 계주 8년 만의 금빛 탈환, 이탈리아·캐나다 꺾고 정상
-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8년 만에 세계 최강의 자리를 되찾았다. 끈질긴 추격과 완벽한 호흡으로 일궈낸 역전승이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최민정·김길리·심석희·노도희·이소연)은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 04초 014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018년 평창 대회 이후 8년 만의 금메달 탈환이자, 이번 대회 대한민국 쇼트트랙 종목 첫 금메달이다. 레이스 중반 돌발 위기…넘어질 뻔한 최민정의 평정심 경기 초반 흐름은 순탄치 않았다. 1번 주자로 나선 최민정이 초반 선두권을 유지했으나, 결승선 16바퀴를 남기고 위기가 찾아왔다. 2위로 달리던 네덜란드 선수가 코너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뒤따르던 최민정과 접촉이 발생했다. 최민정은 순간적으로 휘청였으나 끝까지 균형을 유지하며 레이스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탈리아와 캐나다에 선두 자리를 내주며 3위까지 밀려났다. 선두 그룹과의 격차가 벌어지며 금메달 전선에 먹구름이 끼는 듯했다. ‘심석희 푸시-김길리 추월’…정교한 전술의 승리 반전은 결승선 4바퀴를 남기고 시작됐다. 힘이 강점인 심석희가 4번 주자로서 최민정을 강력하게 밀어주며 가속을 붙였고, 최민정이 폭발적인 스피드로 캐나다를 제치며 2위로 올라섰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에이스’ 김길리는 2바퀴를 남기고 승부수를 던졌다. 직선 주로에서 인코스를 파고든 김길리는 개최국 이탈리아의 전설 아리아나 폰타나를 제치고 선두를 탈환했다. 마지막 바퀴까지 폰타나의 거센 추격을 뿌리친 김길리는 0.093초 차이로 금빛 질주를 마무리했다. 최민정, 한국 올림픽 역사를 새로 쓰다 이번 금메달로 최민정은 개인 통산 6번째 올림픽 메달을 확보했다. 이로써 최민정은 사격 진종오, 양궁 김수녕,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과 함께 동·하계 올림픽 한국인 최다 메달 타이기록을 세웠다. 또한 준결승에 출전해 결승 진출에 기여한 이소연(32)은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감격을 누렸다. 경기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선수들은 “서로를 믿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빙상계 관계자들은 이번 우승의 핵심을 '신구 조화'와 '전술적 유연성'으로 꼽았다. 김택수 선수촌장은 "과거의 갈등을 딛고 심석희가 밀고 최민정이 나가는 전술을 완벽히 소화한 것이 승부처였다"며 "가장 힘이 좋은 선수를 후반 배치해 가속도를 극대화한 벤치의 판단이 적중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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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스노보더' 최가온 대역전, 밀라노 올림픽 금메달
- 한국 스노보드의 '신성' 최가온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세계 최강 클로이 김(미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설상 종목 역사상 올림픽 금메달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가온은 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스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최종 점수 90.25점을 획득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1차 시기부터 안정적인 공중 회전과 높은 점프력을 선보인 최가온은 마지막 시기에서 고난도 기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심판진으로부터 고득점을 이끌어냈다. 특히 그동안 클로이 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공중 1080도 회전을 포함한 연속 기술을 깔끔하게 성공시킨 것이 결정적 승부처가 됐다.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올림픽 3연패를 노리던 클로이 김은 88.00점에 그치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클로이 김은 노련한 경기 운영을 보였으나, 기술의 완성도와 비거리 면에서 최가온의 패기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이날 경기장 기상 조건은 영하 12도의 강추위 속에 초속 3m의 미풍이 불었으나, 최가온은 흔들림 없는 집중력을 유지했다. 현장을 찾은 수천 명의 관중은 10대 소녀의 대담한 연기에 기립 박수를 보냈다. 이번 금메달은 1948년 동계 올림픽 첫 참가 이후 한국이 스키·스노보드 종목에서 수확한 역대 최고 성적이다. 종전 기록은 2018 평창 대회 당시 이상호가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획득한 은메달이었다. 최가온은 이번 우승으로 '포스트 클로이 김' 시대를 이끌 선두 주자임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최가온은 이미 2023년 X게임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기록했던 90.00점대 점수를 올림픽 결선이라는 중압감 속에서도 재현해내며 '강심장'임을 입증했다. 김석진 대한스키협회의 임원은 "최가온의 강점은 압도적인 체공 시간과 착지의 안정성에 있다. 특히 기술 간 연결 속도가 매우 빨라 가산점을 얻기에 유리한 구조를 갖췄다. 이번 금메달은 우연이 아니라 수년간 체계적인 해외 전지훈련과 고난도 기술 연마가 만들어낸 결과다." 전문가들은 최가온이 독주 체제를 굳히기 위해 부상 방지와 더불어 1260도 등 차세대 고난도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이번 성과를 계기로 국내 설상 종목에 대한 인프라 확충과 저변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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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지바고' 혁명의 붉은 깃발도 꺾지 못한 사랑
- 붉은 혁명이 삼켜버린 개인의 삶 20세기 초, 러시아는 그야말로 거대한 용광로였다. 제1차 세계대전의 참혹함 속에 민중들의 분노가 폭발했고, 이는 1917년 '러시아 혁명'으로 이어졌다. 왕정이 무너지고 공산주의 체제가 들어서는 이 격변의 시기, 개인의 자유와 낭만은 '사치'로 치부됐다. 주인공 유리 지바고는 의사이자 시인이었다. 그는 세상을 치유하는 차가운 메스와 인간의 영혼을 위로하는 뜨거운 펜을 동시에 든 남자였지만, 시대는 그에게 오직 '혁명의 부속품'이 될 것만을 강요했다. "개인의 삶은 역사보다 소중하다"고 믿었던 지바고에게 이 붉은 시대는 그 자체로 거대한 감옥이었던 셈이었다. 설원 위에 새겨진 지독한 사랑의 낙인 1. 운명적 조우와 전쟁터의 재회 어린 시절 고아가 되어 귀족 가문에 입양된 유리 지바고는 차분한 성품의 토냐와 결혼해 안락한 삶을 살고 있었어. 하지만 운명은 늘 예상치 못한 곳에서 요동치지. 그는 어느 밤, 탐욕스러운 권력자 코마로프스키에게 모욕당한 뒤 그에게 총을 쏘는 강인한 여인 '라라'를 목격하게 돼. 그 찰나의 순간, 유리는 그녀의 눈동자에서 세상의 모든 슬픔과 생명력을 동시에 읽어내고 말아. 이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의사로 참전한 유리는 전선에서 간호사가 된 라라와 재회해. 2년 동안 함께 부상병들을 돌보며 두 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영혼의 단짝임을 깨닫게 되지. 하지만 유리에겐 가족이, 라라에겐 실종된 남편 파샤가 있었기에 두 사람은 애써 마음을 억누르며 작별한다. 2. 혁명의 불길과 바리키노의 '얼음 궁전' 혁명으로 세상이 뒤집힌 모스크바에서 지바고는 지식인이라는 이유로 박해를 받아. 결국 가족을 데리고 시베리아의 바리키노라는 시골로 도망치듯 떠나지. 그런데 그곳 근처 마을에서 운명처럼 다시 라라를 만나게 돼. 억눌렀던 감정은 폭발하고, 두 사람은 도덕과 시대를 뛰어넘은 깊은 사랑에 빠져. 행복도 잠시, 유리는 공산주의 빨치산 부대에 강제로 납치되어 가족과 라라로부터 격리된 채 설원을 떠돌게 돼. 몇 년 후,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탈출한 유리가 누더기가 된 몸으로 라라에게 돌아왔을 때, 가족들은 이미 국외로 추방된 뒤였어. 이제 그에게 남은 건 오직 라라뿐이었지. 두 사람은 추적을 피해 버려진 저택 '바리키노'로 숨어들어. 늑대 울음소리가 들리는 혹독한 추위 속에서, 유리는 라라를 향한 시를 쓰며 생애 마지막 가장 찬란한 겨울을 보내. 하지만 유리는 라라를 살리기 위해, 그녀를 안전하게 피신시켜 주겠다는 원수 코마로프스키의 손에 그녀를 맡기며 눈물 어린 이별을 택해. 3. 비극적인 재회, 그리고 마지막 전차 세월이 흘러 몸과 마음이 모두 망가진 유리는 모스크바로 돌아와 초라하게 살아가고 있었어. 그러던 어느 날, 낡은 전차(버스)를 타고 가던 유리의 눈에 믿기지 않는 풍경이 들어와. 창밖 길가에 너무나 그리워했던, 단 한 순간도 잊지 못했던 라라가 걷고 있는 거야! 유리는 미친 듯이 전차 창문을 두드려보지만 낡은 창문은 쉽게 열리지 않아. 그는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고통을 느끼며 전차에서 뛰어내리지. "라라! 라라!"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는 절박함으로 그녀를 향해 달려가지만, 이미 심장은 한계에 다다랐어. 유리는 그녀의 뒷모습을 불과 몇 미터 앞에 두고 길 위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져. 라라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쓰러진 남자가 그토록 사랑했던 유리 라는 사실을 꿈에도 모른 채, 무심한 군중 속으로 사라져 버려. 이 장면은 개인의 사랑이 거대한 운명 앞에 얼마나 무력한지, 동시에 얼마나 절실한지를 보여주는 영화 역사상 최고의 비극으로 남았어. 얼어붙은 대지에 핀 붉은 꽃, 지바고의 시(詩) 데이비드 린 감독은 이 거대한 서사시를 통해 묻고 있다. 대체 "국가와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사랑과 예술을 짓밟을 권리가 있는가?" 영화 속 지바고가 쓴 시들은 결국 역사는 기록하지 못하는 '개인의 진실'을 대변한다. 광활한 시베리아 설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상미는 가히 압도적이다. 특히 눈 덮인 바리키노 저택의 내부에 핀 서리꽃과 그 안에서 시를 쓰는 지바고의 모습은, 차가운 현실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인간의 존엄성을 상징한다. '라라의 테마'가 흐르는 가운데 펼쳐지는 이들의 사랑은, 불륜이라는 사회적 잣대를 넘어 생존 그 이상의 숭고한 가치로 다가온다. 가슴을 울리는 세 가지 장면 전차에서의 마지막 절규 : 사랑하는 사람을 바로 눈앞에 두고도 닿지 못한 채 쓰러지는 지바고의 모습. 인생의 허망함과 사랑의 절절함이 교차하는 이 장면에서 눈물을 참기 힘들다. 라라의 테마와 발랄라이카 :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음악은 라라 라는 여인이 가진 생명력과 지바고의 그리움을 소리로 형상화되었다. 음악만 들어도 설원의 찬 바람이 느껴지는 기분이 들지. 자작나무 숲의 이별 : 유리가 라라를 살리기 위해 그녀를 떠나보낼 때, 멀어지는 마차를 바라보던 그의 눈빛. 진정한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지켜내는 것'임을 보여준 순간이다. 가끔은 세상의 속도에 맞추느라 정작 소중한 자신의 마음을 돌보지 못할 때가 있지? 지바고는 비록 길 위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했지만, 그의 영혼이 담긴 시는 영원히 남아 라라를 기억하게 했다. 세상이 우리를 아무리 흔들어도, 네 가슴 속에 너만의 '라라'—그게 사람이든 꿈이든—를 품고 있다면, 너의 삶도 한 편의 위대한 시가 된 것이다. 오늘 밤엔 ... 따뜻한 시 한 구절 가슴에 품고 잠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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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지바고' 혁명의 붉은 깃발도 꺾지 못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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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성화, 하나의 울림…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조화’ 속에 개막
- 눈과 얼음의 축제, 제25회 동계 올림픽이 이탈리아의 현대적 감성과 알프스의 자연을 아우르며 화려한 막을 올렸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회식이 한국시간 7일 오전 4시(현지시간 6일 오후 8시)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 올림픽 스타디움과 코르티나담페초 디보나 광장에서 동시에 거행됐다. ‘조화(Armonia)’를 주제로 내건 이번 대회는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복수 도시에서 성화가 점화되며 17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도시와 산악의 만남, ‘아르모니아’로 묶인 이탈리아 이번 개회식은 이탈리아의 혁신을 상징하는 도시 밀라노와 동계 스포츠의 성지 코르티나담페초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입체적 구성으로 진행됐다. 공연의 총괄 연출을 맡은 마르코 발리치는 이탈리아의 예술, 패션, 역사를 현대적 무용과 결합해 전 세계 6만여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무대에는 주세페 베르디와 자코모 푸치니 등 이탈리아가 배출한 거장들의 음악이 울려 퍼졌고, 지난해 별세한 패션 거장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기리는 헌정 런웨이가 펼쳐졌다. 이어 세계적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가 ‘네순 도르마(Nessun Dorma)’를 가창하는 가운데 올림픽 성화가 산시로 스타디움에 도착했다. 최종 점화는 밀라노의 ‘평화의 아치’와 코르티나담페초의 ‘디보나 광장’ 두 곳에서 동시에 이루어졌다. 단일 올림픽에서 두 개의 성화대가 동시에 타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공식 개회를 선언하며 인류의 화합을 강조했다. 코리아(Corea) 이름으로 22번째 입장… “종합 10위 목표” 대한민국 선수단은 이탈리아어 국가 명칭(Repubblica di Corea)의 알파벳 순서에 따라 92개 참가국 중 22번째로 입장했다. 기수는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간판 차준환(세종시청)과 스피드스케이팅의 박지우(강원도청)가 맡아 태극기를 휘날리며 행진했다. 이번 대회에 한국은 선수 71명, 임원 59명 등 총 130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한국은 전통적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을 비롯해 최근 세계 정상급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피겨스케이팅, 스피드스케이팅 등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대회 목표를 금메달 3개 이상, 종합 순위 10위권 이내 진입으로 설정했다.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으나 분산 개최에 따른 긴장감도 교차했다. 밀라노 도심에서는 개막 전 일부 시민들이 물가 상승과 환경 파괴를 우려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스타디움 내부에서는 머라이어 캐리의 축하 공연이 시작되자 관중들은 환호로 화답하며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현장에서 만난 이탈리아 관객 루카 비앙키(34) 씨는 "밀라노의 현대미와 코르티나의 전통이 조화를 이룬 멋진 쇼였다"며 "분산 개최라는 새로운 시도가 올림픽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속 가능성 시험대 오른 분산 개최 모델” 이번 대회는 1956년 코르티나담페초 대회 이후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세 번째 동계 올림픽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밀라노·코르티나 모델’이 향후 올림픽 개최 방식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포츠 행정 전문가인 성균관대 스포츠과학대학 A 교수는 “과거처럼 대규모 경기장을 신축하는 대신 기존 시설을 90% 이상 활용하는 분산 개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올림픽 아젠다 2020+5’ 정신에 부합한다”며 “다만 400km에 달하는 클러스터 간 이동 효율성과 선수촌 운영의 분절화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대회의 성공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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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성화, 하나의 울림…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조화’ 속에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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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첫 시민구단’ 울산 웨일즈 닻 올렸다… 퓨처스리그 대장정 돌입
- 대한민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지자체 주도 시민구단인 ‘울산 웨일즈’가 마침내 공식 출범했다. 울산광역시는 지난 2일 오후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창단식을 열고, 팀의 상징인 엠블럼과 선수단 구성을 대내외에 선포하며 2026시즌을 향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장원진 감독 필두로 26명 전열 정비… AI 응원가 등 ‘첨단 창단식’ 2일 열린 창단식에는 김두겸 울산시장, 허구연 KBO 총재, 김철욱 울산시체육회장을 비롯해 야구계 관계자와 시민 5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구단은 두산 베어스 출신의 장원진 초대 감독과 최기문 수석코치 등 코치진을 소개하고,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발된 26명의 선수 명단을 공식 발표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선수별 응원가와 영상 연출을 선보이며 기존 스포츠 구단 창단식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공개된 엠블럼은 울산 반구대 암각화의 고래와 협동심이 강한 범고래를 형상화하여 ‘영리하고 끈기 있는 팀’이라는 구단의 정체성을 담아냈다. 3월 20일 문수구장서 개막… 제주 전지훈련으로 담금질 울산 웨일즈는 오는 3월 20일 문수야구장에서 열리는 KBO 퓨처스리그 개막전을 시작으로 첫 시즌 일정에 돌입한다. 구단은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등과 함께 퓨처스 남부리그에 편성되어 이번 시즌 총 116경기(홈 58경기, 원정 58경기)를 소화할 예정이다. 창단식을 마친 선수단은 오는 11일까지 문수야구장에서 자체 훈련을 진행한 뒤, 12일부터 28일까지 제주 강창학 구장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한다. 장원진 감독은 “초기에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강한 팀으로 성장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꿀잼도시 울산’ 프로젝트 가속화… 지역사회 동반성장 기대 울산시는 이번 야구단 창단을 통해 지자체와 프로 스포츠가 상생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 웨일즈가 지역사회에 건강한 스포츠 문화를 확산시키고 프로야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며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약속했다. 야구계 전문가들은 울산 웨일즈의 출범이 연고지 밀착형 구단 운영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허구연 KBO 총재는 축사를 통해 “한국 프로야구 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다만 스포츠 경영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예산 지원에만 의존하기보다 지역 기업과의 스폰서십 체결, 시민 주주 확대 등 자생적인 수익 모델을 조기에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인 생존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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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첫 시민구단’ 울산 웨일즈 닻 올렸다… 퓨처스리그 대장정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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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내달 21일 광화문서 ‘완전체’ 컴백… 서울 도심 흔든다
-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오는 3월 21일 서울의 심장부인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컴백 라이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활동의 포문을 연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3일 공식 채널을 통해 BTS 정규 5집 발매 기념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ARIRANG)’의 개최 확정 소식을 발표했다. ‘K-컬처의 상징’ 광화문서 펼쳐지는 역대급 컴백 무대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3월 21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 광장 특설무대에서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BTS의 정규 5집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첫 공식 무대로, 군 복무를 마친 멤버들이 모두 합류하는 ‘완전체’ 복귀라는 점에서 전 세계 음악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공연 부제인 ‘아리랑’은 한국의 전통미와 세계적인 팝 문화를 결합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소속사 측은 “가장 한국적인 장소에서 가장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을 예정”이라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역대급 규모의 퍼포먼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교통 통제 및 안전 대책 마련… 서울시 협의 중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안전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빅히트뮤직과 서울시는 행사 당일 광화문 일대의 교통 통제 및 안전 요원 배치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장 관람은 사전 추첨을 통해 선발된 인원에 한해 허용될 예정이며, 현장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전 세계 팬들을 위해 위버스(Weverse)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전 세계 동시 생중계도 병행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사 당일 광화문 광장 인근의 혼잡이 예상되므로 가급적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며, 안전 사고 예방에 만전 기하겠다”고 전했다. 정규 5집 베일 벗나… 빌보드 석권 여부 주목 이번 컴백은 BTS가 정규 4집 이후 약 수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이라는 점에서 가요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앞서 그래미 어워즈에서 K팝 프로듀서진이 거둔 성과와 맞물려, BTS가 이번 앨범을 통해 본상 수상의 숙원을 풀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5집에는 멤버들이 곡 작업 전반에 깊숙이 참여했으며, ‘한국적 정서의 세계화’를 주제로 한 실험적인 트랙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론가들은 BTS의 광화문 컴백을 단순한 홍보 행사를 넘어선 ‘국가적 이벤트’로 평가한다. 강문 전문 평론가는 “광화문은 한국의 역사와 정치가 교차하는 상징적 공간”이라며 “이곳에서 컴백 무대를 갖는다는 것은 BTS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적 아이콘임을 재천명하는 행위”라고 분석했다. 또한 “완전체 복귀작인 만큼 글로벌 차트에서의 파급력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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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내달 21일 광화문서 ‘완전체’ 컴백… 서울 도심 흔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