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중협박죄’ 처벌 강화에도 끊이지 않는 테러 예고
- “경찰력 낭비에 철퇴” 피해 금액 적어도 전건 민사 책임 추궁… ‘미검거 상태’에서도 손해액 미리 산정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폭파 협박’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경찰이 칼을 빼 들었다.
앞으로는 실제 피해 발생 여부나 피해 금액의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폭파 협박범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형사 처벌만으로는 범죄 억제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경제적 응징’ 조치로 풀이된다.
“소액도 예외 없다”... 전건 손해배상 청구 원칙 확립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26일 정례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공중협박이 빈발하며 시민 불안을 조장하고 막대한 경찰력을 낭비시키고 있다”며 “앞으로는 소액이거나 미검거 상태더라도 모든 건에 대해 손해를 산정해놓고, 검거 즉시 형사 처벌과 함께 민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동안 경찰은 출동 인원이 많거나 대피 소동 등 사회적 파장이 큰 대형 사건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손배소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이번 방침은 ‘단돈 150만 원’ 수준의 소액 피해라도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허위 신고로 인해 정작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시민들이 치안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중협박죄’ 신설에도 잇따르는 테러 예고
지난해 3월, 불특정 다수에게 위해를 가할 것을 예고하는 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공중협박죄(형법 제114조의2)’가 신설됐다. 이에 따라 유죄 판결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러한 강력한 법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폭파 협박은 멈추지 않고 있다.
작년 10월 : 119 안전신고센터에 ‘인천국제공항 폭파’ 예고 게시
지난해 12월 : 신세계백화점 본점 폭파 협박으로 4,000여 명 대피 (경찰력 242명 투입)
올해 1월 : 김포공항 자폭 예고 및 대한항공 항공기 폭파 협박 등
경찰은 현재까지 접수된 공중협박 신고 22건 중 11건을 검거해 송치했으며, 나머지 11건에 대해서도 사이버수사대를 중심으로 전담팀(TF)을 꾸려 추적 중이다.
수천만 원대 고지서… ‘철없는 장난’의 대가
실제로 최근 경찰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작년 신세계백화점 폭파 협박범에게는 약 1,256만 원, 성남 야탑역 살인 예고 글 게시자에게는 약 5,505만 원의 손해배상을 각각 청구했다. 산정 기준에는 투입된 경찰관들의 수당, 유류비, 차량 및 장비 동원 비용 등이 꼼꼼하게 포함됐다.
박 청장은 “추산 결과 가장 적은 금액이 150만 원 정도였고, 많은 건은 수천만 원까지 가능하다”며 “범인이 검거되기 전이라도 손해액 산정 자료를 미리 보관해 ‘검거 즉시 고지서’를 날릴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전망: 법조계 “민사 책임 인정 가능성 높아”
법조계에서는 형사상 유죄가 확정될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 역시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조인은 “공권력 낭비에 대한 국가의 직접적인 손해배상 청구가 활성화되면, ‘장난삼아 올린 글’로 인해 평생 빚더미에 앉을 수 있다는 경각심이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