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7-07(화)
 
  • 헤어진 연인 직장 앞 기다렸다 범행… 피의자 자해 후 의식불명
  • 경찰 경고장 발부 이후에도 이틀간 전화 15회·문자 8회 전송
  • 물리력 없었다는 이유로 신병 처리 제외… '위험도 평가 체계'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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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전 3시경 경기 성남시 중원구의 한 길거리에서 헤어진 연인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남성이 경찰의 '관계성 범죄 피의자 위험도 평가 체계'상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지 않아 사전 신병 처리 대상에서 제외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비물리적 스토킹이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반복되는 가운데, 현행 경찰의 위험도 평가 시스템이 현장의 사각지대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벽 직장 앞의 참극… 4년 교제 끝 흉기 범행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5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길거리에서 6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피의자 A씨를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사건 당시 현장은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였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최근까지 약 4년간 교제하다가 헤어진 B씨가 직장에서 퇴근하기를 기다렸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직후 A씨는 현장에서 자해를 시도했으며,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한 채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의 치료 경과를 지켜본 뒤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 처리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경고장 무색했던 이틀 … 23차례 연락에도 '신병 확보' 없었다

 

 

 

이번 참극은 피해자의 최초 신고 이후 약 한 달 만에 발생했다. 앞서 B씨는 지난달 8일 "전 남자친구가 못살게 군다"며 112에 신고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두 사람을 분리해 조사했으나, A씨의 폭행 등 직접적인 물리력 행사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고 B씨가 사건 접수를 원치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교제 폭력 경고장'을 발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A씨의 집요한 접근은 멈추지 않았다. 경찰이 이튿날인 9일 학대예방경찰관(APO)을 통해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B씨는 "A씨로부터 계속 전화와 문자 메시지가 오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이에 경찰은 고소장 접수를 설득했고, B씨는 최초 신고 이틀 만인 지난달 10일 A씨를 정식 고소했다.

 

실제 경찰 확인 결과, A씨는 경고장을 받은 직후부터 고소장이 접수되기까지 단 이틀 동안 B씨에게 15차례의 부재중 전화와 8차례의 항의성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총 23차례에 걸쳐 반복적인 스토킹 행위가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피의자에 대한 즉각적인 유치장 입고나 구속 등 인신 구속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물리력 없어서"… 고위험군 제외한 경찰 위험도 평가

 

 


경찰이 A씨의 신병을 신속하게 확보하지 못한 배경에는 현행 '관계성 범죄 피의자 위험도 평가 체계'의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6일 기자단 정례간담회에서 "A씨는 3단계 위험도 분류 체계상 고위험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피의자"라고 밝혔다.

 

경찰의 위험도 평가는 '낮음-보통-고위험'의 3단계로 나뉜다. '고위험'으로 분류될 경우 피의자 유치장 입고나 구속영장 신청 등 적극적인 신병 처리가 가능하지만, A씨는 최초 신고 당시 직접적인 폭행이나 흉기 협박 등 물리력을 행사한 전력이 없어 고위험군에서 제외됐다.

 

결국 단순 전화 연락이나 방문 등 비물리적 스토킹 행위는 현행 평가 기준상 위험도가 낮게 평가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경찰이 강력한 선제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구조적 모순이 이번 사건을 통해 겉으로 드러났다.

 

 

 

 

"물리력 유무 중심의 평가 체계, '집요함'과 '전력' 중심으로 전면 개편해야"

 

 

교제 폭력과 스토킹 범죄의 가장 큰 특성은 '점진적 고조(Escalation)'다. 처음에는 연락 시도나 배회 등 비물리적 행위로 시작되지만,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하거나 공권력이 개입하는 순간 물리적 폭력이나 살인 등 강력범죄로 급변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현행 경찰의 위험도 평가표는 눈에 보이는 상처나 폭행 여부 등 '현재의 물리력 행사'에 가중치를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토킹 범죄의 살인 발전 메커니즘을 막기 위해서는 평가 체계의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비물리적 집착 행위의 위험도 상향 : 폭행이 없더라도 단기간 내 반복적인 연락(전화, 문자 등)이나 직장·주거지 배회 행위가 확인되면 위험도 등급을 즉시 상향할 수 있는 실질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피해자 주관적 공포감의 객관화 반영 : '사건 접수를 원치 않는다'는 피해자의 진술을 가해자의 보복 두려움에 따른 수동적 거부로 해석하고, 학대예방경찰관(APO)의 직권으로 잠정조치 및 피해자 보호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

 

관계성 범죄 전용 유치 및 분리 조치 확대 : 사법 처리 전이라도 가해자의 접근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임시 입고 조치'의 적용 요건을 완화해 현장 경찰관의 적극적인 개입을 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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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신고에도 '고위험군' 제외… 성남 60대 여성, 끝내 흉기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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