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의 위협 느낀 상황” 판단… 국민적 공분 산 ‘방위권’ 논란 종지부
- 법원 대신 경찰이 먼저 ‘선의의 피해자’ 손 들어줘… 향후 유사 사례 영향 미칠 듯
자택에 침입해 강도 행각을 벌인 남성에게 역고소당한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배우 나나(본명 임진아)에 대해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전국민적 공분을 샀던 '강도 역고소' 사건의 주인공, 시민 나나(30대·여) 씨가 법의 심판대 앞에 서는 위기를 넘겼다. 자신의 집에 침입한 강도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혔다는 이유로 오히려 강도에게 고소당했던 나나 씨에 대해 경찰이 '정당방위'를 인정,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는 우리 사회의 '방위권' 논란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1. 사건의 발단: 한밤의 침입과 필사의 저항
사건은 지난 12월 15일 새벽, 서울 강북구의 한 주택에 강도 박 모(40대) 씨가 침입하면서 시작됐다. 나나 씨는 잠을 자던 중 인기척에 깨어나 거실에서 흉기를 든 박 씨와 맞닥뜨렸다. 나나 씨는 격렬한 몸싸움 끝에 박 씨의 흉기를 빼앗아 제압하는 과정에서 박 씨에게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혔다.
강도 박 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나나 씨가 과도한 폭력을 행사해 심각한 상해를 입었다"며 나나 씨를 '상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인터넷 커뮤니티와 언론을 통해 "피해자가 강도를 잡았는데 오히려 고소당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등 국민적 공분이 들끓었다.
수사를 진행한 서울 강북경찰서는 광범위한 현장 감식, CCTV 분석, 나나 씨와 강도 박 씨의 진술, 그리고 법률 전문가 자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나나 씨에게 정당방위가 성립된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 : "나나 씨가 당시 흉기를 든 강도로부터 자신의 생명과 신체에 심각한 위협을 느꼈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긴박한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행위는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상당성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보았다."
판단 근거 : 경찰은 특히 강도 박 씨가 흉기를 소지하고 침입했다는 점, 나나 씨가 여성이며 혼자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물리력 행사의 불가피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 4. ‘방위권’ 논란의 종지부 찍을까?
이번 경찰의 결정은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우리 사회의 '정당방위' 적용 기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는 강도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아 오히려 가해자로 처벌받는 사례가 종종 발생해 국민들의 법 감정과 괴리감이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법조계에서는 "경찰이 법원의 판례나 검찰의 지휘 없이 선제적으로 국민들의 상식에 부합하는 판단을 내린 고무적인 사례"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는 향후 유사한 강도 사건이나 주거 침입 사건에서 방어자의 방위권 인정 범위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