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2(목)
 
  • 산업화 그늘에서 신음하는 하층민의 꿈 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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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쏘공' 조세희 별세. 사진=연합뉴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알려진 소설가 조세희가 25일 오후 7시경 지병으로 향년 80세로 강동경희대병원에서 별세했다.

 

산업화 속 도시 하층민 삶을 그린 '난쏘공' 으로 유명한 조세희는 1942년 경기도 가평에서 태어나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와 경희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이후 196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서 단편 '돛대 없는 장선(葬船)'이 당선돼 등단했다.

 

1975년 '칼날'을 발표하며 다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고인은 '뫼비우스의 띠',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 등 단편 12편을 묶은 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1978년 출간했다.

 

대표작인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난장이네 가족을 통해 산업화의 그늘에 신음하는 도시 하층민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서울시 낙원구 행복동 무허가 주택에 사는 난장이 가족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1970년대 빈부 격차와 사회적 갈등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난장이로 상징되는 가난한 노동자와 가진 자들의 대립적 세계관을 통해 우리 사회 모순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작품이다.

 

고인은 지난 1996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계엄령과 긴급조치의 시대였던 1970년대에 '난쏘공'을 쓴 것은 벼랑 끝에 내몰린 우리 삶에 경고 팻말이라도 세워야겠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1970년대 운동권 학생들의 ‘의식화’ 도서로 읽히기 시작해서 급격한 산업화와 맞물리며 이내 약자를 돌보는 내용이 사회 분위기와 공감대를 얻어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난쏘공'은 발표한 이듬해 제13회 동인문학상을 받았으며, 2000년대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되는 등 작품은 여전히 생명력을 잃지 않고 있다.

 

생전 그는 한동안 집회 현장을 다니며 약자들이 투쟁하는 모습을 카메라 렌즈에 담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장례식장 12호실, 유족으로는 부인과 두 아들이 있으며 발인은 2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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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쏘공' 조세희 별세 향년 8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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