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6(월)
 



운수암에서

김경숙




갈래길 초입에 앉은 운수암

오래 묵은 정적 속으로 발을 내딛는다.

맑은 얼굴의 노승

고요히 찻물 끓이며

저 산 구름을 불러들인다.

다기에 안긴 녹빛 구름

두 손에 받쳐 드니

아찔한 번뇌 無心한 향내 되어 흘러간다.

허한 마음 틈새로 번져오는 차의 향

갈래길에 두고 온 가없는 속연

빈 다기에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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