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비 탈출작전 끝 오슬로 도착, 美 전투기 엄호까지…독재 마두로 정권과 치열한 대결, 마두로-美 갈등 격화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가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노르웨이 오슬로에 극적으로 도착해 전 세계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마두로 정권의 출국 금지 조치와 구금 위협을 피해 '목숨 건' 탈출 작전을 감행한 마차도의 등장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철권 통치와 이에 맞서는 베네수엘라 민주화 운동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사건은 마차도와 마두로 정권 간의 치열한 대립뿐만 아니라, 마두로 정권을 고립시키려는 미국과의 갈등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Ⅰ. 마차도의 극적인 오슬로 도착: '비밀 네트워크'와 '미군 엄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지난해 7월 대통령 선거 경선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도, 마두로 정권의 정치적 탄압으로 인해 출마가 금지된 후 11개월간 은둔 생활을 해왔다. 그는 시상식 참석을 위해 '목숨을 건' 극비 탈출 작전을 감행했다.
마차도는 지난 1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 이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다가, 비밀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아 베네수엘라를 탈출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마차도는 가발 등으로 변장하고 조력자 2명과 함께 군 검문소 10곳을 통과하며 10시간에 걸친 위험한 여정을 감행했다.
그는 카리브해를 건너기 위해 목선을 이용해 탈출했으며, 이후 퀴라소에서 전용기를 타고 노르웨이 오슬로로 직항했다.
놀라운 점은 이 과정에 미국 정부와 미군이 관여했다는 사실이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미군은 마차도의 여정을 인지하고 F-18 전투기 등을 동원해 그의 전용기를 엄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민주화 세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려는 의도를 명확히 드러낸 것이다.
오슬로에서의 환대와 '귀국 투쟁' 선언
시상식이 끝난 후 오슬로에 도착한 마차도는 11일(현지시간) 새벽 호텔 발코니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11개월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지자들은 "자유!", "대통령!"을 외치며 그를 열렬히 환영했다.
마차도는 "고국에서 민주주의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히며 "정권을 누가 잡고 있을지 모르지만, 여전히 권력이 유지되고 있다면 나는 틀림없이 국민과 함께 하겠다"고 강조해 베네수엘라로 돌아가 투쟁을 이어갈 것임을 선언했다.
Ⅱ. 마차도와 마두로 정권 간의 갈등 심화: '정치적 탄압'과 '몰락 불가피론'
마차도의 노벨평화상 수상과 극적인 오슬로 등장은 마두로 정권과의 갈등을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고 있다.
마두로 정권은 마차도의 정치적 영향력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노골적인 탄압을 지속해왔다.
2015년 마차도에 대해 국회의원 시절 자산 신고 누락을 이유로 12개월간 공직 선거 출마 금지 처분을 내렸다. 실제로는 그녀의 강력한 반정부 활동이 주된 이유였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마차도는 2024년 대선 야권 경선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으나, 정부는 과거의 행정 조치를 명분으로 그의 대선 출마를 다시 한번 금지했다. 국제사회는 이를 명백한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며 비판했다.
마차도는 수시로 구금 위협에 시달려 은신 생활을 해왔으며, 심지어 2025년 1월에는 시위 도중 납치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오슬로에 도착한 마차도는 기자회견에서 "마두로 정권의 몰락은 불가피하다"고 단언하며 '평화로운 권력 전환'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마두로를 대체할 인물로 서방 세계에서 거론될 만큼 강력한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으며, 그의 귀국 투쟁은 베네수엘라 국내외 반(反)마두로 전선을 더욱 단단하게 결속시킬 전망이다.
Ⅲ. 마두로-미국 갈등 격화: '석유'와 '마약 카르텔'을 둘러싼 대결
마차도의 극적 탈출에 미군이 엄호 작전을 펼친 것은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마두로 정권과 미국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1. 미국의 압박 전략: '마약 카르텔 척결'과 '정권 교체 야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미국은 마두로 정권을 '마약 테러리스트 조직'으로 규정하며 군사적·경제적 압박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미국은 마약 밀매 차단을 명분으로 베네수엘라 연안의 카리브해에 군함과 전투기 등을 배치하고, 마약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베네수엘라 국적 선박을 연달아 격침시키는 군사 작전을 수행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전쟁 범죄'로 규정할 만큼 강경한 조치이다.
미국 행정부는 마두로 대통령 측에 즉각 사임하고 망명하라는 최후 통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마두로가 권력을 내려놓는 즉시 미국에 송환되어 중형을 선고받을 위험이 크기 때문에, 마두로가 자발적으로 퇴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2. 마두로의 반발: '식민주의적 위협' 규정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의 압박에 대해 "남미에서 100년 만에 가장 큰 위협"이라며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석유 자원을 노린 정권 교체 야욕'으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 맞서 국가 전역에 민병대 450만 명을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는 등 항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마차도는 이와 관련하여 "국제사회가 (마두로 정권의) 수입원을 끊어주길 요청한다"며 미국의 경제적 압박 조치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베네수엘라가 이미 러시아, 이란 요원과 마약 카르텔에 침공당했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 개입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