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학계·정부 공식 입장 "공자는 중국인", 중국발 왜곡 정보가 혐한 정서 부추겨
한국과 중국 간의 문화 주도권 다툼이 심화되는 가운데, '공자(孔子) 한국인설'을 둘러싼 왜곡된 정보가 양국 국민 정서에 심각한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국인이 공자를 한국인이라고 주장한다"는 내용의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재생산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정부와 학계는 일관되게 공자의 국적을 중국(노나라)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해당 루머의 근거로 제시된 국내 보도나 논문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체 없는 '설(說)'의 발원과 확산 경로
중국 내에서 '공자 한국인설'이 본격적으로 회자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다. 당시 일부 중국 매체와 블로거들은 "한국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공자는 한국인이라고 주장했다"거나 "한국 정부가 공자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려 한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유포했다.
하지만 본지가 성균관대학교 및 관련 학회에 확인한 결과, 해당 주장을 펼친 교수는 존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 학계는 유교 문화의 본산으로서 공자의 역사적 위치를 존중하며, 그를 중국 춘추시대의 인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일부 동영상 플랫폼(TikTok, Weibo 등)에서는 한국의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의 장면을 악의적으로 편집하여 "한국이 중국의 문화를 훔치려 한다"는 이른바 '소분홍(小粉紅·배타적 민족주의 성향의 중국 청년층)'의 선전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 내부의 실제 여론 "공자는 당연히 중국인"
한국 내 여론은 중국 측의 오해와 정반대의 양상을 띈다. 한국의 주요 포털 사이트 및 커뮤니티에서 '공자'를 검색하거나 관련 토론을 분석해 본 결과, 한국인 대다수는 공자를 중국의 위대한 사상가로 인식하고 있다.
2023년 온라인 여론 조사 지표 : 응답자의 98% 이상이 "공자는 중국인이며, 한국인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고 답함.
교육 과정: 대한민국 검인정 역사 교과서 8종 모두 공자를 '노나라의 사상가'로 기술함.
서울 소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 모 씨(26)는 "한국인이 공자를 한국인이라고 한다는 말은 중국에 와서 처음 들었다"며 "한국 내에서는 전혀 논란조차 되지 않는 사안이 중국에서 기정사실화되어 비난받는 상황이 당혹스럽다"고 증언했다.
동양철학 전공 교수는 "공자 한국인설은 전형적인 '유령 논란'이다. 존재하지 않는 주장을 공격 대상으로 삼아 내부 결속을 다지는 기제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가짜뉴스가 방치될 경우, 한중 양국의 민간 교류는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양국 언론과 플랫폼 사업자의 엄격한 팩트체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베이징에 거주하는 32세 IT업계 종사자는 "도우인(TikTok)과 웨이보에서 수차례 관련 영상을 봤다. 한국의 유명 대학교수가 TV에 나와 공자는 한국의 후손이라고 주장하며 고증 자료를 제시했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지만, 비슷한 뉴스들이 반복해서 올라오니 '한국인들은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구나'라고 믿게 됐다. 중국인들에게 공자는 성인인데, 이를 빼앗으려 한다는 느낌을 받아 매우 불쾌했다."고 얘기했다.
또한 상하이 거주 45세 자영업자는 "단오절도 한국이 먼저 유네스코에 등록하지 않았나. 그래서 공자 이야기도 충분히 사실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주변 친구들도 한국이 중국의 역사적 인물이나 문화를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만약 한국인들이 정말 공자가 중국인이라고 인정한다면, 왜 그런 소문이 중국 인터넷에 끊이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청두 여행업 종사자는 "솔직히 말해 이제는 팩트가 무엇인지 중요하지 않은 단계 같다. 중국인들에게 '한국=중국 문화를 훔치는 나라'라는 프레임이 씌워져 있고, 공자설은 그 프레임을 강화하는 가장 강력한 소재다. 설령 그것이 일부 네티즌의 조작이라 할지라도, 이미 대다수 중국인은 한국인의 진심을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중국 시민들은 해당 정보의 '출처'를 명확히 기억하기보다 '반복 노출'에 의한 학습 효과로 이를 사실화하고 있었다. 특히 한국 내 실제 보도 내용이 아닌, '편집된 2차 가공물'이 중국 내 SNS 알고리즘을 타고 확산되면서 확증편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과거 유사 사례로서
'서시(西施) 한국인설', '이백(李白) 한국인설' 등도 동일한 경로(중국 내 블로그 발원 → 한국 교수 사칭 → 중국 언론 보도)를 통해 확산된 바 있다. '공자 한국인설'을 포함하여 이는 특정 국가의 민족주의를 자극하여 조회수를 올리는 이른바 '애국 마케팅'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유령 논란에 대해 한국 입장은 답답한 그 자체이다.
국제 관례에 따른 관련 법조항(유네스코 문화유산 보호 협약)에 따르면 문화유산의 기원국을 왜곡하여 등록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또한 한국이 공자를 대상으로 유산 등록을 시도한 기록은 사실은 전무하다.
한국 정부도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허위 사실 유포를 통한 명예훼손 및 국가적 명예 실추에 대해 엄격히 규정하고 있으나, 해외발 가짜뉴스에 대한 제재에는 한계가 있어 대응에 한계가 있다.
현재 이 사안을 바라보는 양국의 시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러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문화적 자긍심을 지켜야 한다"는 논조를 유지하며 사실관계 확인보다는 애국심 고취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한국 측 전문가들은 이를 '정보의 비대칭성'과 '정치적 목적에 의한 의도적 왜곡'으로 규정한다.
이러한 현상들이 단순한 오해를 넘어 양국 간의 문화적 우월주의 경쟁으로 번지는 것을 우려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