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보호·제품 변질 방지 인력, 평상시 수준 유지해야"
- 위반 시 노조 2곳에 '하루 1억 원' 간접강제금 명령
- 반도체 핵심 공정 다운타임 위기 모면…노조 측 "사법부 판단 유감"

수원지방법원이 삼성전자가 노동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대부분 인용하면서, 전면 총파업을 예고했던 노동조합의 행보에 법적 제동이 걸렸다. 법원은 반도체 생산 라인의 핵심인 웨이퍼 변질 방지와 시설 손상 방지를 위한 인력을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하라고 명령했으며, 이를 위반할 시 노조가 사측에 하루 1억 원씩을 지급하도록 판결했다.
법원 "보안 및 제품 변질 방지 작업 방해 금지"
수원지법 민사31부(신우정 부장판사)는 18일 삼성전자가 지난달 16일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등 2개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대부분 인용 결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을 통해 "채무자(노조)들은 쟁의행위 기간 중 안전보호시설이 평상시(평일 또는 주말·휴일)와 동일한 정도의 인력, 가동시간, 가동규모, 주의의무로써 유지·운영되는 것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특히 사법부는 삼성전자가 보안 작업으로 주장한 '작업시설 손상 방지 작업'과 '웨이퍼(반도체 원판) 변질 방지 작업' 등을 명시하며, 해당 공정이 쟁의 전과 동일한 규모로 수행되어야 함을 분명히 했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일시적인 가동 중단(다운타임)이 발생할 경우 수천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측의 우려를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설 점거 금지 및 '하루 1억 원' 강제금 부과
법원은 가처분 인용과 함께 노조의 집단행동 방식에도 구체적인 제약을 걸었다. 재판부는 초기업노조와 최승호 위원장에 대해 사내 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점거하는 행위, 시설에 잠금장치를 설치하는 행위, 출근하는 근로자의 출입을 방해하는 행위 등을 일절 금지했다.
아울러 법원은 이번 명령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강제 이행 장치를 마련했다. 삼성전자 소속 2개 노조가 이번 금지 결정을 위반할 경우, 위반 행위 1일당 1억 원씩을 사측에 지급해야 한다는 간접강제 명령을 내렸다.
이번 법원의 판결에 대해 삼성전자 사측과 노동조합 측의 입장은 극명하게 갈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공정은 24시간 중단 없이 가동되어야 하는 국가 핵심 기술 자산"이라며 "이번 법원의 현명한 판단으로 최악의 생산 차질과 라인 다운 사태는 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사측은 가처분 인용에 따라 현장 인력 재배치 및 공정 정상화에 착수할 방침이다.
반면 노동조합 측은 사법부의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안전보호 인력 투입을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하라는 것은 사실상 합법적인 파업권을 무력화하는 처사"라며 "반도체 공정의 특수성을 이유로 노동자의 쟁의권을 과도하게 제한한 판결에 대해 내부 논의를 거쳐 향후 대응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맞섰다.
국가 핵심 산업의 쟁의권 한계 규정한 선례
학계 및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제조업 및 첨단 기술 산업계의 쟁의행위 범위에 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다고 평가한다. 노동법 전문가인 익명의 대학 교수는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 중 하나인 쟁의권은 존중받아야 마땅하지만, 다른 자산이나 공공의 이익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경우 그 한계가 설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반도체 공정처럼 한 번 멈추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발생하는 장치 산업의 경우, 법원이 '제품 변질 방지'와 '안전보호'의 범위를 엄격하게 해석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향후 다른 대기업 노사 관계 및 파업 전개 과정에서도 이번 '하루 1억 원'의 간접강제금 및 인력 유지 명령 선례가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관련 법조항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2조 (작업시설의 손상 보호 등)
제1항 : 쟁의행위는 형태로든 작업시설의 손상이나 원료·제품의 변질·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의 정상적인 수행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방법으로 행하여질 수 없다.
제2항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른 '안전보호시설'의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쟁의행위는 금지된다.
"생산 차질 방어" vs "파업권 무력화" 양측 대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