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7-29(수)
 
  • 서울행정법원, 예술단 기획실장 A씨가 제기한 부당징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 기각
  • 노동위에 이어 사법부도 '외모 평가 동반한 착석 요구'를 명백한 성희롱으로 규정
  • A씨 "분위기 풀기 위한 자기비하 발언일 뿐" 호소했으나 법원 불인정

 

회식축.png

 

 

 

직장 내 식사 자리에서 부하 직원에게 외모를 언급하며 상급자 옆자리에 앉을 것을 종용한 행위는 명백한 성희롱에 해당하며, 이를 이유로 내린 사측의 징계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1심 판결이 나왔다. 

 

29일 서울 양재동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모 재단법인 예술단 소속 기획실장 A씨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징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사건의 발단은 모 재단법인 소속 무용단 기획실장으로 근무하던 원고 A씨가 기획팀 직원들과 함께한 점심 식사 자리에서 발생했다. 사측과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당시 참석한 부하 직원에게 "예쁜 사람이 사장님 옆에 앉아야 할 텐데"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직원은 이를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으로 신고했고, 사측은 이를 받아들여 A씨에게 감봉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당초 A씨의 징계 사유에는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근무를 시행 중인 직원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과 업무 중 고성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A씨가 지방노동위원회에 제기한 구제 신청 과정에서 해당 사유들은 징계 근거에서 제외됐다.

 

다만 지방노동위원회는 징계 사유가 축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성희롱 발언' 단 한 가지만으로도 감봉 1개월의 처분은 징계 양정상 타당성을 잃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지난해 재심 신청을 기각하자, A씨는 지난해 9월 행정 소송을 제기하며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법정에서 A씨 측은 해당 발언이 성적 굴욕감을 주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징계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A씨 측은 "'예쁘다'는 표현 자체는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으며, 외모를 평가할 맥락에서 나온 말도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당시 사장과의 식사 자리에서 직원들이 좌석을 정하지 못해 어수선한 상황이었고, 이를 무마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던진 '자기비하성 발언'에 불과하다는 것이 원고 측의 핵심 논리였다. 징계 처분이 개인의 발언 의도를 곡해하여 지나치게 무겁게 내려졌다는 취지다.

 

그러나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발언자의 주관적인 의도나 현장의 어색한 분위기와 무관하게, 해당 발언이 객관적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여성 근로자에게 외모를 기준으로 상급자 옆에 착석할 것을 권유하는 행위는, 직장 내 성차별적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성적 대상화에 해당한다는 것이 기존 법원 판례의 일관된 태도다. 재판부는 이러한 맥락을 종합할 때 사측의 감봉 1개월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 직장 내 '분위기 띄우기' 명목의 언행, 성인지 감수성 결여의 방증

 

노동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직장 내 회식이나 식사 자리에서 관행처럼 굳어져 온 '상석 착석 강요' 및 '외모 품평'에 대해 사법부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한다.

 

남녀고용평등법상 '직장 내 성희롱'은 행위자의 성적 동기나 의도와 무관하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대법원 판례)한다. 

 

A씨가 "분위기를 풀기 위함"이었다고 호소했으나, 법적으로는 행위자의 의도보다 '피해자의 체감'과 '사회적 통념'이 우선시된 것이다.

 

노무법인 관계자는 "과거에는 회식 자리에서 젊거나 외모가 뛰어난 직원을 상급자 옆에 앉히는 행위가 조직 문화라는 이름으로 묵인되었으나, 현재는 명백한 징계 사유이자 법적 제재 대상이다. 

 

관리자급 임직원들은 본인의 의도가 선의나 농담이었다 할지라도, 객관적인 성인지 감수성 기준에 미달하는 언행은 즉각적인 징계로 이어질 수 있음을 무겁게 인식해야 한다.

 

 

태그

BEST 뉴스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예쁜 사람이 사장님 옆에 앉아야"… 부하직원에 자리 강요한 상사, 법원 "감봉 정당"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