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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비참한 자들의 눈물 위로 세운 사랑과 정의의 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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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30여 년에 걸쳐 완성한 장편소설 『레 미제라블(Les Misérables)』은 단순히 한 전과자의 갱생기를 다룬 이야기가 아니다.
'불쌍한 사람들', '비참한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의미처럼, 소설은 사회적 모순의 굴레 속에서 신음하던 인간들이 어떻게 스스로를 구원하고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흔히 『레 미제라블』의 배경을 1789년 프랑스 대혁명으로 오해하곤 하지만, 소설의 클라이맥스는 1832년 6월에 일어난 민중 봉기다. 1830년 7월 혁명으로 루이 필리프가 왕위에 올랐으나, 민중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콜레라가 창궐해 가난한 이들이 죽어 나갔고, 물가는 치솟았으며 실업은 일상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공화주의자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라마르크 장군의 장례식은 폭발의 도화선이 되었다. 마리우스를 비롯한 젊은 학생들과 노동자들이 바리케이드를 쌓고 군대와 맞선 이 사건은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프랑스 민주주의 역사에서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위고는 이 봉기를 '사회적 암을 도려내려는 처절한 시도'로 묘사하며, 장발장이 이 전장으로 뛰어든 동기가 이념이 아닌 '사랑하는 코제트를 위한 희생'이었음을 강조함으로써 개인의 삶과 역사의 결합을 보여준다.
현대 사회에서 '빵 한 조각'은 가벼운 요깃거리일 뿐이지만, 19세기 프랑스 민중들에게 그것은 생존의 전부이자 때로는 목숨과 맞바꿔야 하는 가혹한 운명의 무게였다.
1832년 6월, 파리의 거리는 분노와 희망이 뒤섞인 함성으로 가득 찼다. 나폴레옹의 몰락 이후 왕정복고와 혁명의 파고가 끊임없이 충돌하던 프랑스는 다시 한번 거대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었다. 빅토르 위고는 이 격동의 시기를 단순히 배경으로 빌려 쓰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역사의 한복판에 '장발장'과 '자베르'라는 두 상징적 인물을 세워 인간 내면의 가장 깊은 곳을 파헤친다.
국가라는 거대한 시스템의 수호자와 그 시스템에 의해 파괴되었다가 스스로를 재건한 도망자. 이들의 심리적 대립은 19세기 프랑스 혁명이라는 거대 서사와 맞물려 독자들에게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정의와 인권의 가치가 어떤 처절한 고통 속에서 싹텄는지, 위고의 문장을 통해 다시금 되새겨볼 때다.
1. 19년의 노역과 은촛대 : 한 영혼이 다시 태어난 순간
소설의 시작은 1815년, 19년간의 감옥 생활을 마친 한 남자의 발걸음에서 시작된다. 그의 이름은 장발장. 굶주리는 조카들을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5년형을 선고받았으나, 네 번의 탈옥 시도로 인해 형기가 늘어나 청춘을 고스란히 감옥에서 보낸 인물이다. 사회로 돌아온 그를 기다리는 것은 냉대와 차별뿐이었다. 전과자라는 낙인은 그를 다시 범죄의 늪으로 밀어 넣으려 한다.
이때 그의 얼어붙은 영혼을 녹인 인물이 바로 디뉴의 주교 미리에르다. 장발장이 자신을 환대한 주교의 은식기를 훔쳐 달아나다 붙잡혔을 때, 주교는 헌병들 앞에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은촛대도 주었는데 왜 이것은 가져가지 않았소?" 이 경이로운 자비는 장발장의 내면에 잠들어 있던 '인간성'을 깨우는 거대한 충격이 된다.
법과 원칙이라는 이름의 칼날이 인간을 난도질할 때, 오직 무조건적인 사랑만이 영혼을 치유할 수 있다는 성경적 깨달음이 소설의 첫 단추를 꿰는 셈이다.
2. 쫓는 자와 쫓기는 자 : 자베르의 신념과 장발장의 속죄
이후 장발장은 '마들렌'이라는 가명으로 이름을 바꾸고 사업가이자 시장으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그는 가난한 이들을 돕고 도시를 번영시키며 속죄의 삶을 살지만, 그의 과거를 의심하며 끝까지 추적하는 인물이 나타난다. 바로 형사 자베르다.
자베르는 법 집행의 화신이다. 그에게 세상은 흑과 백, 선과 악으로 명확히 나뉜다. 한 번 죄인은 영원한 죄인이며,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자는 반드시 단죄받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장발장이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타인을 돕는 선인이 되었음에도, 자베르는 오직 '탈옥수 24601호'라는 사실에만 집착한다.
이들의 대립은 '법적 정의'와 '도덕적 선' 중 무엇이 우선인가에 대한 인문학적 질문을 독자에게 던진다.
자베르의 심리 : 무너지지 않는 '정의의 괴물'
형사 자베르는 악인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누구보다 청렴하고 성실한 공직자다. 하지만 그의 비극은 '법이 곧 선(善)'이라는 맹목적인 신념에서 비롯된다. 감옥에서 태어나 사회의 가장 밑바닥을 목격하며 자란 그는, 질서만이 세상을 지탱한다고 믿는다.
자베르에게 장발장은 '개과천선한 시민'이 아니라 '시스템의 균열을 만드는 범죄자'일 뿐이다. 그는 장발장의 선행을 보면서도 이를 기만으로 치부하며 자신의 세계관을 방어한다. "나를 죽여라, 아니면 내가 너를 잡을 것이다."라는 그의 대사는 타협 없는 원칙주의자의 고뇌를 보여준다. 그는 장발장을 추적하는 행위를 통해 자기 존재의 정당성을 확인받으려 하지만, 그 집요함은 결국 그를 심리적 파멸로 이끄는 족쇄가 된다.
장발장의 심리 : 공포에서 숭고로의 진화
장발장의 초기 심리는 생존을 위한 '분노'와 '공포'였다. 사회가 자신에게 준 고통을 증오하던 그는 미리에르 주교를 만난 후 극심한 인지 부조화를 겪는다. 평생 경험해보지 못한 '무조건적인 호의'는 그에게 자아의 성찰이라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강요한다.
마들렌 시장으로 살아가면서도 그는 늘 과거의 그림자에 시달린다. 자베르의 눈길 한 번에 심장이 얼어붙는 도망자의 심리는 소설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특히, 자신과 닮은 샹마티외가 대신 처벌받을 위기에 처했을 때, 그는 내면의 치열한 법정에서 자신을 심판한다. "나는 누구인가(Who am I)?"라는 질문은 그의 사회적 지위를 포기하고 인간의 존엄을 선택하는 숭고한 결단으로 이어진다.
결정적 충돌 : 바리케이드에서 하수도까지
두 사람의 대립이 극에 달하는 지점은 혁명의 바리케이드다. 장발장은 스파이로 잡혀온 자베르를 처형할 권리를 얻지만, 오히려 그를 풀어준다. "당신은 당신의 일을 했을 뿐이오." 이 용서는 자베르의 머릿속에 박힌 '범죄자는 악하다'는 공식을 완전히 파괴한다.
이후 장발장이 부상당한 마리우스를 메고 하수도를 빠져나왔을 때, 자베르는 다시 그를 마주한다. 하지만 그는 장발장을 체포하는 대신 그를 코제트의 집까지 데려다주는 '불법'을 저지른다. 법의 수호자가 법을 어기는 순간, 자베르의 세계는 붕괴한다. 그는 장발장의 자비라는 거대한 빛 앞에서 자신이 평생 믿어온 법치주의의 초라함을 깨닫고 세느강에 몸을 던진다. 이는 구시대적 법령이 신시대적 인본주의 앞에 굴복하는 상징적 죽음이다.
3. '불쌍한 사람들'의 군상 : 판틴, 코제트, 그리고 마리우스
소설은 장발장의 개인사를 넘어 19세기 프랑스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낱낱이 파헤친다. 공장 직공으로 일하다 미혼모라는 사실이 밝혀져 쫓겨난 판틴의 몰락은 당시 여성들이 처했던 지옥 같은 현실을 보여준다. 그녀는 딸 코제트의 양육비를 대기 위해 머리카락과 치아를 팔고, 결국 몸까지 팔다 병들어 죽어간다. 장발장은 임종 직전의 판틴에게 코제트를 책임지겠다고 약속하고, 테나르디에 부부 밑에서 학대받던 어린 코제트를 구해낸다.
성장한 코제트와 사랑에 빠지는 청년 마리우스는 당시 지식인 계급의 고뇌를 상징한다. 공화주의자인 할아버지와 대립하며 혁명의 현장에 뛰어든 그는, 1832년 파리 6월 봉기의 중심에 선다. 위고는 바리케이드 뒤에서 스러져간 젊은 넋들을 통해, 자유를 향한 민중의 갈망이 결코 헛된 몸짓이 아니었음을 증명한다.
4. 명장면과 핵심 대사 : 인간의 위대함을 증명하는 순간들
바리케이드에서의 용서 : 장발장은 자신을 그토록 괴롭혔던 자베르가 혁명군에게 붙잡혀 처형될 위기에 처하자, 그를 몰래 풀어준다. "당신은 자유요." 이 한마디는 자베르가 평생 믿어온 가치관을 무너뜨리고, 인간의 자비가 법보다 위에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장면이다.
하수도의 사투 : 부상당한 마리우스를 어깨에 메고 파리의 오물로 가득 찬 하수도를 가로지르는 장발장의 모습은, 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성자(聖者)의 고행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하늘이 하얗다" : 영화 속 대사이자 원작의 함의를 담은 표현처럼, 장발장의 마지막은 고요하다. 그는 평생을 도망자로 살았지만,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행복을 지켜보며 주교에게 받은 은촛대 사이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는다. "죽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살지 못하는 것이 두려운 일이다."라는 명언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의식이다.
5. 작가 위고의 메시지 : 어둠 속에서도 빛을 찾는 의지
빅토르 위고는 이 방대한 서사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그는 서문에서 세 가지 문제를 지적한다. "남자의 빈곤으로 인한 전락, 여자의 굶주림으로 인한 타락, 아이의 암흑으로 인한 위축." 사회 제도가 이 세 가지 불행을 해결하지 못하는 한, 이 책과 같은 성격의 책들은 유효할 것이라고 그는 단언했다.
빅토르 위고는 두 인물의 심리적 궤적을 통해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완벽한 법의 집행(자베르)보다 불완전한 인간의 용서(장발장)가 세상을 더 낫게 만든다는 것이다. 위고는 19세기 프랑스의 혼란스러운 정국을 관통하며, 진정한 혁명은 총칼로 왕정을 뒤엎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속에서 증오를 걷어내고 이웃을 향한 연민을 회복하는 것임을 역설한다.
장발장이 자베르를 살려준 행위는 자베르를 죽인 것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자베르라는 '강철 같은 신념'을 무너뜨린 것은 더 큰 폭력이 아니라, 그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이타적 사랑'이었기 때문이다.
위고는 인간의 영혼이 환경에 의해 파괴될 수 있지만, 동시에 사랑과 교육, 자비를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 장발장이 성자가 된 것은 그가 특별한 영웅이어서가 아니라, 한 인간의 진심 어린 자비가 그의 삶을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6. 우리 시대의 '장발장'은 누구인가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수많은 자베르와 장발장이 존재한다. 확증 편향에 갇혀 타인을 단죄하는 데 익숙한 '자베르적 정의'가 만연한 시대, 위고의 통찰은 더욱 빛을 발한다. 우리가 가진 신념이 사람을 살리는 도구인지, 아니면 타인을 억압하는 흉기인지 자문해봐야 한다.
200여 년 전 파리의 거리를 누비던 '비참한 자들'의 함성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양극화가 심화되고 혐오가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자베르처럼 타인에게 엄격한 잣대만을 들이대고 있지는 않은가. 혹은 장발장처럼 자신의 과오를 씻기 위해 처절하게 노력하는 이의 손을 잡아줄 준비가 되어 있는가.
『레 미제라블』은 우리에게 말한다. 가장 어두운 밤에도 내일의 태양은 뜨며, 타인을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신의 얼굴을 대면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책장을 덮으며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명확하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주교 미리에르가 되어줄 수 있는가, 아니면 여전히 빵 한 조각을 훔친 자를 낭떠러지로 밀어 넣는 사회의 방관자로 남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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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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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스라엘, 이란 테헤란 공습…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사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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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1일, 미국과 이이스라엘의 합동 군사 작전으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6)가 사망했다.
이란 국영 매체는 이날 오전 하메네이가 테헤란 소재 집무실에 가해진 정밀 공습으로 ‘순교’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989년 취임 이후 37년간 이란을 철권 통치해온 최고권력자의 급작스러운 유고로 중동 정세는 유례없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이스라엘 합동 작전 ‘사자의 포효’… 핵심 수뇌부 괴멸
미군과 이스라엘군(IDF)은 지난 2월 28일부터 이란 전역의 군사 시설과 지휘부를 겨냥한 대규모 공습 작전(작전명: 사자의 포효)을 전격 단행했다. 이번 작전은 테헤란 북부의 하메네이 거처와 집무실을 포함해 총 30여 곳의 전략 요충지에 집중됐다.
현지 소식통과 위성 자료에 따르면, 공습 당시 하메네이는 국방위원회 긴급회의를 주재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 공격으로 하메네이뿐만 아니라 압돌라힘 무사비 육군 총사령관, 아지즈 나시르자데 국방장관, 알리 샴카니 최고국가안보회의 비서관 등 이란 군부 및 안보 핵심 인사 40여 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또한 하메네이의 딸과 사위, 손녀 등 일가족도 희생된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정권 교체 서막” vs 이란 “피의 보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습 개시 15시간 만에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역사상 가장 사악한 인물 중 하나인 하메네이가 제거됐다”며 작전 성공을 공식화했다.
그는 이번 공격이 “이란 국민이 국가를 되찾을 수 있는 최대의 기회”라며 사실상 정권 교체(Regime Change)를 목표로 한 작전임을 시사했다.
반면 이란 정부는 즉각 40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강력한 응징을 예고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은 TV 연설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은 우리의 레드라인을 넘었으며, 역사상 가장 강력한 공세를 맛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발표 직후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카타르, 바레인 내 미군 기지를 향해 수백 발의 탄도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며 전면적인 보복에 나섰다.
전 세계 항공·물류 대란… 국제 유가 요동
공습 여파로 중동의 하늘길은 완전히 봉쇄됐다.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 인접국들은 영공을 폐쇄했으며, 에티하드 항공과 에미레이트 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은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텔아비브의 한 건물은 이란의 미사일 직격탄을 맞아 일부 붕괴됐으며,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에서도 폭발음이 관측되는 등 민간 피해도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메네이의 사망이 이란 내 체제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극심한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중동 전략 전문가인 익명의 외교 소식통은 "이란은 현재 대통령, 사법부 수장, 수호자 위원회 위원으로 구성된 임시 지도 체제를 가동했으나, 최고지도자의 절대적 권위를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권력 승계 과정에서 내부 파벌 싸움이나 혁명수비대의 독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번 사태가 제5차 중동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국제법 전문가들은 "의회 승인 없는 미국의 이번 공격은 향후 국제법적 논쟁의 소지가 다분하며, 중동 전역의 대리 세력(Hezbollah, Houthi 등)이 동시에 가세할 경우 통제 불가능한 상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메네이는 누구인가?
'신권 통치' 37년 아야톨라 하메네이, 파란의 생애 마침표
- 1939년 마슈하드 출생… 팔레비 왕정 반대 투쟁으로 6차례 투옥
- 1989년 호메이니 사후 최고지도자 등극, 이란 보수주의의 상징
- 서방국가와 '강 대 강' 대치 일관… 중동 정세의 핵으로 군림
이슬람 혁명의 수호자이자 이란의 절대권력자로 군림했던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2026년 3월 1일, 미·이스라엘의 전격 공습으로 생을 마감했다.
1939년 가난한 성직자의 아들로 태어나 이란 최고지도자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의 86년 생애는 이란 현대사의 굴곡 그 자체였다. 신권 통치의 기틀을 다진 보수 강경파의 거두, 하메네이의 일대기를 정리한다.
마슈하드의 성직자에서 혁명의 가도로
하메네이는 1939년 이란 동북부 성지 마슈하드에서 8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1958년 이슬람 시아파의 성지인 콤(Qom)으로 거처를 옮긴 그는 이슬람 혁명의 아버지인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문하생이 되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친서방 정책을 펴던 팔레비 왕정에 정면으로 맞선 그는 1964년부터 1978년 사이 총 6차례 투옥되는 고초를 겪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성공 이후, 그는 혁명수비대 창설에 깊이 관여하며 신정 체제의 핵심 인물로 부상했다.
암살 위기 넘기고 '최고권력' 37년 집권
1981년 대통령 재임 시절, 하메네이는 녹음기에 숨겨진 폭탄이 터지는 암살 시도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이 사고로 그는 오른팔을 영구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를 입었으나, 이는 오히려 그에게 '살아있는 순교자'라는 종교적 권위를 부여하는 계기가 됐다.
1989년 6월 호메이니가 사망하자, 하메네이는 예상을 깨고 후계자로 지명되어 제2대 최고지도자(라흐바르)에 등극한다. 이후 그는 군 통수권, 사법부 임명권, 국영 매체 장악권 등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이란의 정치와 종교를 통합 통치했다.
서방과의 갈등과 '저항의 축' 구축
하메네이 통치기의 핵심 키워드는 '반미·반이스라엘'이다. 그는 미국을 '대사탄(Great Satan)'으로 규정하고 핵 개발을 강행하며 국제사회와 끊임없이 충돌했다.
2015년 핵합의(JCPOA) 체결로 잠시 유화 국면을 맞는 듯했으나, 미국의 합의 탈퇴 이후 더욱 강경한 노선으로 선회했다.
특히 그는 레바논의 헤즈볼라, 가자의 함마스, 예멘의 후티 반군을 지원하며 이른바 '저항의 축'을 결성, 중동 내 이란의 영향력을 극대화했다. 내부적으로는 2009년 녹색운동, 2022년 '히잡 시위' 등 민주화 요구를 철저히 탄압하며 보수적 이슬람 가치를 수호하는 데 집착했다.
정치학자들은 하메네이가 이란 내부의 다양한 파벌을 조율해 온 '최종 조정자'였다는 점에 주목한다. 중동 정세 분석가 A씨는 "하메네이는 단순한 정치인이 아니라 신적 권위를 가진 종교 지도자였다"며 "그의 사망은 이란 지배 구조의 핵심축이 사라진 것을 의미하며, 향후 후계 구도를 둘러싼 혁명수비대와 온건파 간의 유혈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메네이의 사망은 21세기 중동의 가장 큰 지정학적 변수로 기록될 전망이다. '포스트 하메네이' 시대의 이란이 개혁의 길로 들어설지, 아니면 더 극단적인 강경 노선을 택할지는 현재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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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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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왜곡죄’ 국회 본회의 통과… 판·검사 법 위반 시 최대 10년 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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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 3법’의 첫 단추인 법왜곡죄법(형법 개정안)이 26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판사와 검사가 법을 왜곡해 적용할 경우 형사 처벌하는 것이 골자로, 사법부와 검찰의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논란 속에서 여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민주당은 법 통과 직후 재판소원제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상정하며 입법 속도전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으로 맞서며 여야 대치는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찬성 163표로 가결… 판·검사 ‘의도적 법 왜곡’ 시 처벌
국회는 26일 오후 제432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를 열고 법왜곡죄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형법 개정안 수정안을 재석 170명 중 찬성 163명, 반대 3명, 기권 4명으로 가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강행 처리에 항의하며 24시간 동안 진행된 필리버스터를 마친 뒤 표결 직전 전원 퇴장했다.
이번에 통과된 법왜곡죄는 판사나 검사, 수사기관 종사자가 타인에게 위법 또는 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법령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거나, 증거를 조작·은닉하는 행위를 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및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법령 해석의 합리적 범위 내 재량적 판단은 예외로 한다는 단서를 추가했으나, 국민의힘은 법안이 사법 시스템을 훼손하는 '악법'이라며 강력히 반발해 왔다.
재판소원제법 상정… ‘4심제’ 논란 속 필리버스터 재개
법왜곡죄 처리 직후, 국회는 곧바로 대법원의 확정판결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재판소원제법’을 상정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이 사실상 ‘4심제’를 도입해 사법 체계의 근간을 흔들고 재판 지연을 초래할 것이라며 즉각 두 번째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여당은 필리버스터 개시 24시간이 지나는 27일 오후, 종결 동의 투표를 거쳐 재판소원제법 역시 단독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마지막 남은 사법개혁 3법인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 역시 28일경 순차적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법조계 “사법권 독립 위축” vs 정치권 “사법 책임성 강화”
법조계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 관계자는 “법왜곡의 기준이 주관적일 수 있어 기소권을 가진 검찰이나 정치 권력이 판결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며 “법관들이 보신주의에 빠져 선도적인 판결을 내놓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측은 “그간 판·검사의 자의적인 법 집행으로 피해를 본 국민들을 보호하고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개혁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법 전문가들은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되 절차적 정당성과 사법부 독립성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고 분석한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다수 의석을 앞세운 강행 처리가 사법 불신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향후 시행 과정에서 법 집행의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사법개혁 3법 주요 내용>
법왜곡죄(형법 개정안): 고의로 법을 왜곡한 판·검사 처벌 (본회의 통과)
재판소원제(헌재법 개정안): 대법원 확정 판결을 헌법소원 대상에 포함 (상정)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 대법관 수를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확대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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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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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양회’ 앞두고 군부 대숙청… 장성 9명 등 전인대 대표직 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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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군부 장성 9명을 포함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 19명의 자격을 대거 박탈했다.
이는 최근 중국군 서열 2위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류전리 연합참모부 참모장의 숙청에 이은 후속 조치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군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고강도 ‘정치 정풍’ 운동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군 최고위직 상장 5명 포함… ‘무더기 해임’의 이례적 규모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신화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제14기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 25~26일 열린 제21차 회의에서 총 19명의 대표 자격을 박탈하기로 의결했다.
이번에 해임된 인물 중에는 중국군 최고 계급인 상장(대장급) 5명이 포함되어 충격을 더하고 있다. ▲리웨이 전 정보지원군 정치위원 ▲리차오밍 전 육군 사령원 ▲선진룽 전 해군 사령원 ▲친성샹 전 해군 정치위원 ▲위중푸 전 공군 정치위원 등이 그 대상이다. 이 외에도 중장 1명과 소장 3명 등 장성급 인사들이 대거 명단에 올랐다.
군인 외에도 왕샹시 응급관리부장(장관급)과 쑨샤오청 전 네이멍구 자치구 당서기 등 고위 관료 10명도 대표직을 잃었다. 시 주석은 왕 부장의 면직안에 즉각 서명하며 행정부 내 인적 쇄신 의지도 분명히 했다.
장유샤 숙청 후폭풍… 군부 내 ‘파벌 척결’ 분석
베이징 정가에서는 이번 조치를 지난 1월 발생한 장유샤 부주석과 류전리 위원의 낙마에 따른 ‘연쇄 숙청’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해임된 리차오밍 상장은 과거 장유샤 부주석이 사령관을 지낸 선양군구 출신으로, 장유샤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어 왔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숙청은 단순한 부패 척결을 넘어 군 내부의 ‘기율 위반’과 ‘정치적 불충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 주석은 최근 지도부 업무보고를 청취하는 자리에서 “부패 없는 정치 생태계 조성”을 강조하며 군의 절대적인 충성을 요구한 바 있다.
양회 앞둔 긴장감… 군 수뇌부 공백 불가피
다음 달 4일과 5일 각각 개막하는 정협과 전인대를 앞두고 단행된 이번 조치로 중국 군부의 지휘 공백은 불가피해졌다. 현재 중국군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중앙군사위원회(7인 체제)는 시 주석과 장성민 위원 단 2명만 남게 된 비정상적 구조를 띠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양회 기간 중 숙청된 인사들의 빈자리를 채울 새로운 군 수뇌부 인사가 발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진핑 3기, ‘정치적 순혈주의’ 강화
이번 대규모 자격 박탈은 시진핑 3기 체제가 군 내부의 잠재적 반대 세력을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
외교안보 전문가는 "장유샤와 류전리라는 거물급 인사를 제거한 직후 장성 9명을 추가로 쳐낸 것은 군부 내 파벌 정치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정보지원군, 육·해·공군 등 전 군종의 수뇌부를 망라했다는 점에서 이번 숙청의 범위가 전방위적임을 알 수 있다. 이는 향후 대만 문제 등 국가 안보 사안에서 시 주석의 명령 체계를 단일화하려는 포석이다." 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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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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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홍 돈 횡령’ 친형 징역 3년 6개월 확정… 형수도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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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박수홍(56) 씨의 출연료 등 회삿돈 수십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형 박진홍(58)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이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형수 이모(55) 씨에 대해서도 2심의 유죄 판결을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했다.
이로써 2021년 박수홍 씨의 고소로 시작된 가족 간의 법정 공방은 5년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26일 오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 씨 부부의 상고심에서 원심의 유죄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에 업무상 배임죄 성립에 관한 법리 오해가 없으며, 피고인들의 상고 이유는 부적법하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박 씨 부부가 연예기획사 '라엘'과 '메디아붐'을 운영하며 박수홍 씨의 출연료 등을 가로챘다는 점이다.
재판부는 박 씨가 회삿돈 약 20억여 원을 횡령한 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여기에는 법인카드 사적 유용, 허위 인건비 계상, 개인 변호사 선임비 및 부동산 등기 비용 법인 자금 충당 등이 포함됐다.
형수 이 씨의 경우, 1심에서는 횡령에 가담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이 씨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하는 등 일부 횡령 범행에 공모한 점을 인정해 유죄를 선고했으며, 대법원 역시 이를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사건 현장이라 할 수 있는 공판 과정에서 박수홍 씨는 "가족의 탈을 쓰고 내 인생을 부정했다"며 강력한 처벌을 탄원해 왔다. 반면 친형 측은 "동생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고 항변했으나, 사법부는 객관적인 회계 자료와 법인 자금 흐름을 근거로 박 씨 부부의 행위를 범죄로 규정했다.
이번 사건은 한국 연예계의 특수한 관행인 '가족 경영 1인 기획사'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 가족 경영일수록 공사와 사의 구분이 명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법조계 및 연예계 전문가 제언
"이번 대법원 판결은 가족 관계라 할지라도 법인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하는 행위는 엄중한 처벌 대상임을 명확히 한 사례다.
특히 1심보다 형량이 높아진 2심 결과를 대법원이 확정한 것은 연예인 1인 기획사의 자금 관리 불투명성에 대해 사법부가 과거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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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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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인간의 심연을 파고든 도끼자국, 죄와 벌이 던진 갱생의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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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광기에 사로잡힌 청년, 시대의 병리를 조각하다
19세기 러시아의 습한 공기와 빈곤이 지배하던 상트페테르부르크. 그곳의 좁고 어두운 하숙방에는 한 명의 젊은 지식인이 스스로를 고립시킨 채 위험한 사상에 침잠해 있었다.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의 불멸의 고전 『죄와 벌』은 단순한 범죄 소설을 넘어, 인간의 내면에 도사린 오만과 양심의 가열찬 투쟁을 그린 정신의 파노라마와 같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당시 러시아 사회를 휩쓸던 허무주의와 공리주의, 그리고 인간을 등급으로 나누려는 위험천만한 선민사상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법대 중퇴생 로지온 로마노비치 라스콜리니코프라는 인물은 단순한 범죄자가 아니라, 뒤틀린 시대정신이 낳은 비극적 산물이다.
2. [줄거리] 도끼로 내리친 가설, 무너져 내린 초인의 성벽선택받은 자의 살인은 정당한가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는 지독한 가난 속에서 자신만의 기괴한 논리를 완성한다. 그는 인류를 두 부류로 나눈다. 법에 복종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나약한 존재'들과, 인류의 발전을 위해 기존의 법과 도덕을 파괴할 권리를 가진 '비범한 존재(초인)'들이다. 그는 나폴레옹과 같은 인물이 수많은 생명을 희생시키고도 영웅으로 추앙받듯, 사회의 해악인 전당포 노파를 살해하고 그 돈으로 선행을 베푼다면 그것은 죄가 아닌 '정의'라고 믿는다.
계획된 범죄, 그리고 예상치 못한 변수
마침내 그는 도끼를 들고 노파의 집으로 향한다. 치밀하게 계산된 범죄였으나 현장은 아수라장이 된다. 예상치 못하게 노파의 이복동생인 리자베타가 현장을 목격하자, 그는 당혹감 속에서 무고한 그녀까지 살해하고 만다. '초인'이 되고자 했던 그의 첫걸음은 비천하고 잔인한 살육으로 얼룩진다.
내면의 지옥과 추격자 포르피리
범행 직후부터 라스콜리니코프는 극심한 정신적 분열에 시달린다. 그는 자신이 노파를 죽인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죽였음을 깨닫기 시작한다. 이때 등장하는 예리한 수사관 포르피리는 물리적 증거 대신 심리적인 압박으로 라스콜리니코프의 숨통을 조여온다. 그는 범인의 내면에 존재하는 양심과 오만의 균열을 정확히 파고들며 그를 스스로 무너지게 만든다.
소냐, 진흙 속에서 피어난 구원의 꽃
길 잃은 청년의 영혼을 붙잡아준 것은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매춘의 길로 들어선 여인 소냐였다. 가장 낮은 곳에서 고통받으면서도 신앙과 사랑을 잃지 않는 소냐 앞에서 라스콜리니코프는 마침내 자신의 범죄를 고백한다. 소냐는 그에게 광장에 나가 대지에 입을 맞추고 자신의 죄를 자백하라고 권유한다.
시베리아의 태양, 새로운 삶의 시작
결국 자수하여 시베리아 유형에 처해진 라스콜리니코프. 그곳에서도 그는 한동안 자신의 사상이 틀렸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끝까지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곁을 지키는 소냐의 헌신적인 사랑에 마침내 얼어붙었던 심장이 녹아내린다. 그는 성경을 펼쳐 들며, 논리가 아닌 '삶'과 '사랑'을 통해 비로소 구원의 길로 들어선다.
3. '죄와 벌' 인물 관계도 분석
1. 중심축: 라스콜리니코프, 분열된 현대인의 자화상
모든 사건의 시작이자 끝인 로지온 로마노비치 라스콜리니코프는 이름 자체가 러시아어로 '분열'을 뜻하는 '라스콜(Raskol)'에서 유래했다. 그는 극도의 빈곤 속에서도 '초인 사상'이라는 지적 오만에 사로잡혀 자신을 인류의 구원자로 착각한다. 그의 내면은 살인을 저지른 냉혹한 범죄자와, 가난한 이웃을 위해 마지막 동전까지 내어주는 따뜻한 청년의 모습으로 처절하게 찢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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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구원의 빛과 대척점: 소냐와 스비드리가일로프
라스콜리니코프의 영혼을 두고 다투는 두 인물은 이 소설의 철학적 깊이를 더한다.
소냐 마르멜라도프 (희생과 신앙):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와 폐결핵에 걸린 계모를 부양하기 위해 스스로 매춘의 길을 택한 성녀 같은 인물이다. 그녀는 라스콜리니코프의 '머리(이성)'가 아닌 '심장(양심)'을 건드린다. 고통을 피하지 않고 온몸으로 받아내는 그녀의 모습은 주인공에게 진정한 구원의 길이 '고난을 통한 정화'에 있음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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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디 스비드리가일로프 (허무와 타락): 라스콜리니코프의 '악한 도플갱어'다. 그는 도덕적 한계를 완전히 넘어서 버린 인물로, 선과 악의 구분이 무의미해진 허무주의의 끝단을 보여준다. 그는 라스콜리니코프가 꿈꿨던 '법을 초월한 존재'의 실제 모델이지만, 결국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이는 사상적 오만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비극적인 결말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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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심리적 압박의 화신: 수사관 포르피리 페트로비치
포르피리는 현대 범죄 수사물의 '지능형 형사'의 원조 격이다. 그는 라스콜리니코프가 쓴 논문 '범죄에 대하여'를 읽고 그의 범행을 확신한다. 물리적인 증거를 들이밀기보다, 고양이와 쥐의 게임처럼 주인공의 심리를 서서히 옥죄어 간다. "도망쳐 봐야 당신은 내 손바닥 안"이라는 그의 압박은 역설적으로 라스콜리니코프가 자신의 죄를 직시하게 만드는 거울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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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족과 우정: 지상에 발을 붙이게 하는 끈
두냐 (누이동생): 오빠의 학비를 위해 돈 많은 루진과의 정략결혼을 결심할 만큼 강인하고 헌신적인 인물이다. 그녀의 고결함은 라스콜리니코프가 느끼는 죄책감의 근원이자 그를 세상으로 돌려보내는 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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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친구): 이름의 어원이 '이성(Razum)'인 것과 달리, 그는 가장 건강하고 인간적인 생명력을 지녔다. 혼란에 빠진 친구를 끝까지 믿고 가족을 돌보는 그의 모습은 지식인의 냉소주의를 극복하는 실천적 우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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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회복이 곧 구원이다
도스토예프스키가 구축한 이 촘촘한 인물망은 결국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한다. 인간은 고립된 '초인'으로 존재할 때 파멸하며,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고 관계를 맺을 때 비로소 구원받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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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콜리니코프가 소냐의 발에 입을 맞추며 "나는 당신에게 절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모든 고통에 절하는 것"이라고 말했을 때, 그는 이미 구원의 문턱에 들어선 것이다. 우리 주변의 '소냐'와 '라주미힌'은 누구인지, 그리고 우리 내면의 '포르피리'는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 되새겨볼 때다.
4. 명장면과 핵심 대사: 존재를 흔드는 물음들
광장에서의 참회 : "나는 노파를 죽인 것이 아닙니다. 나는 나 자신을 죽인 것입니다!"
라스콜리니코프가 자신의 논리가 패배했음을 인정하며 대지에 엎드려 울부짖는 장면은 이 소설에서 가장 극적인 정화(Catharsis)의 순간이다.
소냐의 일갈 : "일어나세요! 지금 당장 사거리로 가서 당신이 더럽힌 대지에 입을 맞추고 세상 사람들을 향해 '내가 살인자입니다'라고 외치세요!"
지식이 아닌 진실한 고통과 대면할 것을 요구하는 소냐의 외침은 주인공을 이성적 감옥에서 해방시키는 열쇠가 된다.
5. [영화와 책 사이] 고전이 된 창작의 산고
도스토예프스키는 이 작품을 집필할 당시 도박 빚에 시달리며 출판사로부터 가혹한 계약 조건에 묶여 있었다. 놀랍게도 그는 이 방대한 걸작을 구상하면서 동시에 다른 작품을 집필하는 초인적인 집중력을 발휘했다.
『죄와 벌』은 이후 수많은 영화와 연극으로 각색되었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에서 보여준 파괴적이면서도 순수한 사랑의 광기는 도스토예프스키적 인물들이 보여주는 처절한 생의 에너지와 맥을 같이 한다. 두 거장 모두 세상의 밑바닥, 버려진 공간에서 피어나는 영혼의 구원을 집요하게 추적했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가진다.
6. 작가의 메시지: 이성이라는 이름의 폭력을 경계하라
도스토예프스키는 독자들에게 묻는다. "인간의 생명을 숫자로 계산할 수 있는가?" 그가 경계한 것은 인간을 도구화하고, 머릿속의 이데올로기를 위해 생명의 가치를 훼손하는 오만함이다.
라스콜리니코프의 실패는 곧 '인간을 사랑하지 않는 사상'의 실패를 의미한다. 작가는 오직 고통에 대한 공감과 희생적인 사랑만이 인간을 진정으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역설한다.
마치며: 당신의 도끼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오늘날 우리도 각자의 '가설'을 세우며 타인을 판단하고 등급 매기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라스콜리니코프가 휘두른 도끼는 비단 19세기 러시아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진 현대 사회의 모든 차가운 논리 속에 그 도끼날은 여전히 번뜩이고 있다.
작품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우리는 자문하게 된다. 당신은 삶의 진실 앞에서 "하늘이 하얗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가. 논리의 성벽을 허물고 타인의 아픔에 기꺼이 동참할 때, 비로소 우리의 낡은 '퐁네프(새로운 다리)' 위에도 구원의 불꽃은 피어오를 것이다.
독자 여러분께 묻습니다. 당신의 삶에서 모든 것을 내던져 지키고 싶은 가치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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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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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제9차 노동당 대회’ 5년 만에 소집… 국방력 강화·경제 5개년 성과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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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5일 평양에서 노동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제9차 당 대회를 개막했다.
지난 2021년 8차 당 대회 이후 5년 만에 열린 이번 회의에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개회사를 통해 지난 5년간의 국방 및 경제 성과를 결산하고, 향후 국가 운영의 전략적 노선을 제시했다.
특히 핵 무력을 포함한 군사력 강화와 자립 경제 완성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며 대내외적 입지 굳히기에 나섰다.
이날 오전 평양 4·25문화회관에는 전국 각지에서 선출된 당 대표자들과 방청객 수천 명이 집결했다. 행사장 주변은 호위사령부 인력이 배치되어 철저한 출입 통제가 이루어졌으며, 평양 시내 주요 간선도로는 축하 현수막과 인공기로 가득 찼다.
김정은 총비서는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를 통해 "국가 방위력을 세계 최강 수준으로 격상시켰다"고 선언했다. 그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및 전술핵 운용 부대의 실전화 성과를 치하하며, 외부 세력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압도적 군사력 보유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군사 분야뿐만 아니라 경제적 자생력 확보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김 위원장은 앞서 추진했던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금속·화학·전력 등 기초 공업 부문의 기술 혁신을 독려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대회 기간 중 새로운 경제 발전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제 사회의 제재 장기화와 기후 위기에 따른 식량난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장 관계자는 "평양 내부 분위기는 대단히 고조되어 있으며, 경제 성과 달성을 위한 '속도전'이 다시금 강조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관심을 모았던 대남 및 대외 메시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사업총화 보고 과정에서 간접적인 언급이 있었다.
김 위원장은 "국익 제일주의"를 강조하며 힘의 우위에 바탕을 둔 외교 노선을 시사했다. 특히 미 대선 이후 변화된 국제 정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지가 이번 대회 기간 중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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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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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법원 ‘관세 위법’ 판결에 정면 돌파 선언… “더 강력한 조치 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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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핵심 기조인 ‘보호무역주의’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사법부의 제동에 굴하지 않고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총동원해 관세 정책을 관철하겠다는 독자 행보를 공식화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행한 취임 2기 첫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에서 최근 연방대법원이 내린 상호관세 위법 판결을 직접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판결에 대해 “매우 유감스러운(Very unfortunate) 판결”이라며 사법부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앞서 미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통상 정책인 상호관세가 헌법상 의회의 권한을 침해한다는 취지의 위법 판결을 내려 행정부의 발을 묶은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정책 철회가 아닌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법적 타격에도 불구하고 대외 통상 압박 수위는 오히려 높였다. 그는 “좋은 소식은 거의 모든 국가와 기업이 이미 체결한 합의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는 점”이라며, 대법원 판결과 무관하게 기존 관세 합의가 유효함을 강조했다.
특히 새로운 합의를 거부하는 국가들을 향해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으로서 가진 법적 권한을 고려하면, 새로운 합의를 하는 게 그들에게 훨씬 더 나쁠 수 있다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수정무역법이나 비상경제권한법(IEEPA) 등 대통령 직권으로 발동 가능한 대체 수단을 동원해 더 가혹한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세 정책 강화 기조 확고… 글로벌 통상 환경 ‘먹구름’
이번 국정연설을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마이웨이’식 통상 정책은 더욱 선명해졌다. 대법원의 판결로 상호관세의 법적 근거가 흔들렸음에도 불구하고, 행정부의 행정명령 등을 통한 우회적인 관세 부과 시도는 계속될 전망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를 건너뛰고 국가안보 등을 명분으로 한 추가 관세 조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들의 대미 수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통상 전문가들은 이번 연설이 미국 내 삼권분립의 원칙과 충돌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조지타운대 법대 교수는 “대법원의 판결을 정면으로 부정하며 대통령 권한을 강조한 것은 헌법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발언”이라며 “향후 행정부가 새로운 우회로를 찾을 경우 또 다른 법적 분쟁이 이어지며 불확실성만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강경 기조가 인플레이션 압박을 높이고 글로벌 공급망의 혼란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 : 상대국이 미국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와 동일한 세율을 해당 국가 제품에 부과하는 정책.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공정 무역이라고 주장해 왔으나, 미 대법원은 최근 이것이 의회의 고유 권한인 ‘과세권’을 침해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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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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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0.8명대’ 회복… 기지개 켜는 대한민국 인구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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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이 2년 연속 상승하며 4년 만에 0.8명 선을 회복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약 1만 6천 명 늘어난 25만 5천 명 수준을 기록, 2010년 이후 가장 가파른 반등세를 보였다.
‘0.7명대’ 늪 탈출… 2년 연속 반등 성공
25일 국가데이터처(구 통계청)가 발표한 ‘2025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0.81명) 이후 4년 만에 다시 0.8명대로 복귀한 수치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출생아 수의 비약적인 증가다. 지난해 태어난 아기는 총 25만 4,500명으로, 전년(23만 8,400명)보다 1만 6,100명(6.8%) 증가했다. 2024년 8,300명 증가에 이어 2년 연속 오름세를 이어간 것으로, 증가 규모 면에서는 2010년(2만 5,000명 증가) 이후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90년대생 결혼 골든타임과 정책 시너지
이번 반등의 주요 원인으로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지연됐던 혼인의 집중 ▲주출산 연령대인 30대 초반 인구 증가 ▲정부의 주거·금융 지원 확대 등이 꼽힌다.
실제로 2022년 하반기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혼인 건수가 시차를 두고 출산으로 이어졌으며, 특히 '에코붐 세대(1991~1996년생)'가 본격적인 결혼 및 출산 적령기에 진입하며 인구 구조적 하락 압박을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신생아 특례대출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이 주거 안정을 꾀하며 출산 문턱을 낮췄다는 평이다.
고령 산모 비중 역대 최고… 지역별 편차는 뚜렷
출산 연령은 여전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여성의 평균 출산연령은 33.8세로 전년보다 0.2세 높아졌으며,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37.3%를 기록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전남(1.10명)과 세종(1.06명)이 합계출산율 1명대를 유지하며 선전했으나, 서울은 0.63명에 그쳐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는 수도권의 높은 주거비와 치열한 경쟁 환경이 여전히 출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부는 이번 지표를 ‘저출생 추세 반전’의 신호탄으로 보고 2030년까지 합계출산율 1.0명 달성을 목표로 정책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인구정책 전문가는 “2년 연속 반등은 매우 고무적이나,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은 ‘데드크로스’ 현상이 6년째 이어지고 있어 인구 자연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일시적인 현금 지원을 넘어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과 일·가정 양립 문화가 완전히 뿌리내려야 이 반등세를 장기적인 추세로 굳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용어 풀이] 합계출산율(Total Fertility Rate) 한 여자가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 인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대체출산율은 보통 2.1명으로 보며, 0.8명은 여전히 OECD 최저 수준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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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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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간녀’ 폭행하고 나체 사진 찍어 협박한 아내, 실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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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불륜 상대방을 찾아가 폭행하고, 나체 사진을 촬영해 협박한 4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피해자의 부정행위가 사건의 원인이 되었다는 점을 참작하면서도,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 등 범죄의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판단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12부(박정홍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촬영물 이용 협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남편과 내연 관계에 있던 여성 B씨의 주거지를 찾아가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분노를 참지 못한 A씨는 B씨를 수차례 때려 전치 수주의 부상을 입혔으며, 이 과정에서 B씨의 옷을 벗긴 뒤 휴대전화로 나체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은 단순 폭행에 그치지 않았다. 조사 결과 A씨는 촬영한 사진을 빌미로 B씨를 협박했다. A씨는 B씨에게 “상간녀인 사실을 가족과 주변에 폭로하겠다”며 사진을 전송하거나 보여주는 방식으로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남편의 외도로 인한 정신적 충격과 배신감으로 인해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신체 부위를 촬영해 협박 도구로 사용한 점이 성폭력처벌법상 엄연한 범죄 행위임을 강조하며 실형을 구호했다.
재판부 “수단과 방법 위법... 실형 불가피”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A씨의 처지를 이해하면서도 법치주의 아래에서의 ‘사적 보복’은 용납될 수 없음을 명확히 했다.
재판부는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컸을 것으로 보이나, 피해자의 나체 사진을 찍어 협박한 행위는 그 수단과 방법이 매우 가학적이고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극심한 성적 수치심과 공포를 느꼈을 것으로 보임에도 현재까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형사 전문 변호사들은 이번 판결이 감정적 대응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사례라고 분석한다.
한 법조 관계자는 “배우자의 외도를 확인한 피해자가 상간자의 집에 침입하거나 폭행, 명예훼손(신상 공개)을 하는 경우 오히려 가해자 신분으로 역고소를 당할 수 있다”며 “특히 신체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은 성범죄로 분류되어 신상정보 등록 등 보안처분까지 뒤따를 수 있으므로 반드시 법적 절차를 통해 위자료 청구 등을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촬영물 등을 이용한 협박·강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단순 협박죄보다 형량이 무거우며, 실제 유포하지 않고 ‘협박’만 하더라도 실형 선고 빈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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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5